(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삼성에스디에스(SDS)의 주가 하락세가 가파르다. 단기적으로 외국인의 매도세가 늘었으나, 기본적으로 지나치게 고평가됐던 기업가치와 제일모직 상장 임박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종가 기준 삼성SDS의 시가총액은 22조4천395억원으로, 지난달 25일 이후 약 3주 사이 9조919억원이 감소했다.

시총 순위도 4위(11월25일)에서 9위(전일)로 크게 밀려났고, 이 기간 주가는 42만8천원에서 29만원으로 32% 이상 급락했다.

외국인은 이 종목에 이번 주 들어서만 2천670억원 가량 내다 팔았다.

표면적으로 외국인의 매도세가 눈에 띄지만, 최근 3주간의 하락세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 실제 주가가 32% 이상 급락하는 동안 외국인의 지분율은 시총 기준 4.54%에서 6.27%로 늘었다.

FTSE와 MSCI 편입 등으로 크게 몰렸던 외국인 자금의 유입 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삼성SDS의 급락은 공모주 투자나 그 이후에 유입된 투자자금의 로스컷 물량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하면서, 이날로 예정된 제일모직의 상장과도 큰 연관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했다.

일부에서는 모그룹의 지배구조 이슈를 등에 업고 삼성SDS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동일한 이슈로 흔히 비교되는 현대글로비스나 SK C&C보다도 크게 고평가됐다는 것.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SDS의 기업가치가 높아졌던 것은 현대글로비스나 SK C&C처럼 지배구조 개편 이슈에다 모그룹의 힘으로 수익이 어느 정도 보장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며 "하지만 물류사업 등을 놓고 볼 때 자동차 중심의 기업과 전자제품 중심의 기업을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일모직 상장이 임박한 데 따라 삼성SDS의 주가 하락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의 제일모직 지분율은 상장후 기준으로 23.24%로, 삼성SDS 지분율의 두배 수준이다.

이 부회장의 지분율이 훨씬 높은 제일모직이 상장하는 데 따라 삼성SDS의 가치는 자연스레 떨어지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또한 삼성그룹 입장에서도 제일모직의 주가 상승을 위해 일정 부분 삼성SDS의 약세 흐름을 용인하고 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제일모직의 상승을 위해서라면 이 부회장의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SDS의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지배구조 이슈를 제거하고 보면, 제일모직 주가가 오를 이유는 딱히 없다"며 "바이오 등을 추가해서 벨류에이션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조경 및 건설, 에버랜드 등으로 당장 성과를 올리기가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삼성SDS의 주가는 제일모직 상장에 따라 적정 수준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삼성SDS와 제일모직의 엇갈리는 희비는 삼성 그룹 차원에서도 미리 그리고 있던 시나리오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제일모직은 이날부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거래를 시작한다. 시초가는 오전 8∼9시에 공모가격인 5만3천원의 90∼200% 사이에서 호가를 접수, 매도호가와 매수호가가 합치되는 가격으로 결정된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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