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하나금융연구소는 유가가 내년 2분기까지 하락할 것으로 19일 내다봤다.

연구소는 이날 발표한 '유가 전망과 유가 하락에 따른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최근 원유 가격이 급락한 배경으로 ▲미국 원유 재고와 셰일오일 생산의 증가 ▲사우디·러시아·이라크·리비아 및 비(非)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의 증산 ▲미국·중동·러시아의 정치경제학적 역학 관계를 꼽았다.

정귀수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현 상황은 미국의 석유 업체들을 고사시키려는 사우디와 저유가를 감내하더라도 셰일오일 생산을 유지하려는 미국 사이의 힘겨루기로 볼 수 있다"면서 "결국 자본력의 싸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60달러 수준의 유가를 감내할 수 있는 국가는 전 세계에 사우디 뿐이며 유가 하락을 막으려면 미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산유국의 감산 공조가 불가피해질 것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 사례를 볼 때 산유국들의 감산 공조가 가시화하기까지는 최소 1년이 걸린다"면서 "단기간에 유가 안정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고 덧붙였다.

정 연구위원은 내년 2분기까지 유가 하락이 지속하면서 두바이유 기준 내년 유가 평균 가격을 올해보다 25% 하락한 75달러로 예상했다. 또 유가 하락이 산업 대부분에 수혜로 작용하고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유가가 10% 하락하면 1년 동안 국내총생산(GDP)이 0.19%포인트 상승하고 유가가 20% 하락할 때 장기적으로 GDP가 1.0%포인트 이상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다만 연구소는 국내 정유·건설·조선 업계는 피해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류비와 물류비용은 감소할 수 있으나 해외 건설·플랜트 수주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mr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