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최근 몇 년간 공격적인 인수ㆍ합병(M&A)으로 재무구조가 악화한 롯데쇼핑이 자산매각과 회사채 상환 등을 통해 부채 줄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올해 들어 백화점 4곳과 마트 8곳 등 총 12곳의 점포를 팔았다. 매각 규모만 1조18억원에 달한다.

부동산 자산 매각으로 롯데쇼핑은 다소나마 재무개선 효과를 보고 있다.

올해 9월말 기준 순차입금은 2조8천16억원으로 작년 말의 3조845억원보다 줄었다. 부채비율도 123.37%로 작년 말의 130.26%보다 낮아졌다.

이달 들어 백화점 2곳과 마트 3곳을 5천1억원에 판 것을 감안하면 재무개선 효과는 더 좋아질 수 있다.

롯데쇼핑은 그동안 M&A를 통한 성장전략을 유지해왔다. 지난 2012년 1조2천억원을 들여 국내 가전양판 1위인 하이마트를 품었고 그랜드백화점 수원 영통점과 인천 계양점을 1천540억원에 사들였다.

해외에서도 2007년 마크로 중국 지점 8개를 시작으로 후 마크로 인도네시아 지점 19개 및 중국 타임스 등을 연이어 인수해 대형마트 지점 수를 늘렸다.

지난 9월에는 포스코가 운영하던 마산 대우백화점과 베트남 호찌민의 다이아몬드플라자에 대한 영업양수도와 지분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러한 공격적인 투자로 롯데쇼핑의 차입금 부담은 급증했다.

2010년 8조3천954억원이었던 차입금은 지난해 말 12조6천756억원으로 4조원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113.98%에서 130.26%로 높아졌다.

재무구조 악화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연결됐다.

올해 초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을 'Baa1'에서 'Baa2'로 한 단계 낮췄으며 피치도 지난 8월 'BBB+'에서 'BBB'로 강등했다.

글로벌 경기불황에 따른 소비침체가 지속되면서 과도한 투자에 따른 부채규모 확대에도 현금창출력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은 세일앤리스백 방식을 통한 자산매각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특히 매년 임대료가 상승하는 기존 방식이 아니라 7년마다 시장금리에 따라 임대료가 변동되는 구조로 롯데쇼핑의 부담도 크지 않다.

롯데쇼핑은 점포 매각 후 7년간은 연간 4.95%의 고정된 임차료를 지급하며 20년간 부담하게 되는 임차료는 5%대 초중반으로 추정했다.

또한 롯데쇼핑은 지난 3일 만기도래했던 5년물 2천500억원의 회사채를 차환 발행하는 대신 현금으로 상환했다.

성공적인 자산매각과 함께 9조원에 달하는 현금 및 단기유가증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부채 축소에 나선 것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회사채를 상환했고 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이러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경기불황 속에서도 해외점포 출점 등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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