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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은 인간에게 막심한 피해를 안긴다. 그래도 지진이 언제 발생할지 미리 알 수만 있다면 대비가 가능하니 도움이 된다. 일본을 비롯해 여러 나라의 수많은 과학자들이 지진을 예고하기 위하여 노력했다. 이들은 엄청난 연구를 거듭하며 애를 썼다. 하지만 결과는 거의 절망적이다. “지진은 예고할 수 없다”로 낙착이 되어간다. 더구나 지진이 발생하면 그 강도는 들쭉날쭉, 지극히 무작위적이다. 지진의 평균치조차 없다.



대체 왜 그런가? 지진이 일어날 때의 땅속이 ‘임계상태’이기 때문이다. 임계상태란 새로운 상태에 들어가기 직전 - 즉 지진이 날락 말락하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를 말한다. 이때 조그만 바위 하나가 움직여도 지진이 발생한다. 문제는 초기자극과 지진 강도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임계상태에 이르면 그때부터는 큰 바위가 움직이건 조그만 바위가 움직이건 상관없다.



‘방아쇠만 당겨지면’ 그다음의 일은 아무도 모른다. 땅속에서 바위와 바위 혹은 지층과 지층이 상호작용을 크게 일으켜 대형지진으로 전개될지 아니면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결론이다. 심지어 이런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지진은 스스로 자신이 얼마나 강해질지 모른다.”(<우발과 패턴> 마크 뷰캐넌, 시공사)



주식시장을 생각해 본다. 주가가 왜 폭락하는가? 주가가 내릴까 말까하는 임계상태일 때 누군가가 주식을 팔기 시작하면 그게 초기자극이 되어 주식시장 전체가 와르르 무너지는 것이다. 주가가 얼마나 내릴지는 아무도 모른다(주가 스스로도 모른다). 초기자극이 무엇이건, 또 어떻든 상관없다. 임계상태인 것이 중요하다. 지진처럼 주가도 예고 없이 무너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진은 땅속 깊은 곳에서 벌어지는 일인지라 우리가 제대로 알 수 없으나, 주식시장이라면 전혀 모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눈을 부릅뜨고, 현재의 상황이 ‘임계상태’인지 여부를 살피면 최소한 대형 참사는 막을 수 있다.



그렇다면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이 생각하기에 지금은 임계상태인가 아닌가?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지난주 화요일(12월16일)에는 시가와 종가의 차이가 1,909-1,901=8포인트였다. 그러던 것이 수요일에는 13포인트로 늘어났고, 목요일에는 21포인트로 확대되는 양상이었다. 특히 목요일의 경우 장중저점 1,881과 장중고점 1,919와는 무려 38포인트 차이가 나는데다 그날 캔들차트에는 아래로 긴 수염까지 달렸다는 점에 주목한다. 캔들의 길이가 길고, 장중저점과 고점의 차이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장중 변동폭이 컸다는 것을 뜻한다. 시장이 안정적인 상태라면 변동폭이 클 수 없다. 시장이 불안정하기에 변동폭이 큰 것이다. 그럼 지금이 임계상태?



통상 ‘폭락’이 나타나기 직전 임계상태는 주가가 연일 상승세를 거듭하면서 장밋빛 낙관론이 넘치고 그래서 시장이 과열되었을 때에 만들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주가의 장중 변동폭이 커졌다면 사람들이 슬슬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때 누군가의 매도를 신호로 시장에서는 ‘참사’가 발생하기 마련. 전통적인 패턴분석에서는 ‘다이어몬드’ 형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주가가 내리 하락하다가 변동폭이 커진 것이니 ‘꼭지’가 아니다. 따라서 오히려 지금은 ‘폭등’을 기대할 수는 있어도 ‘폭락’은 번짓수를 잘못 찾았다. 실제로 지난 금요일에 주가는 꽤 많이 올랐다. 장중 30포인트 이상 치솟았다. 임계상황은 폭락뿐이 아니라 폭등할 때에도 적용된다.



주가가 더 힘차게 치솟을 수 있을까? 다시 말해 임계상태로 촉발된 상승세가 강력해질까? 지진의 앞날을 알기 어렵듯 주가의 미래 역시 점치기는 어려운 법이지만, 그다지 전망은 밝지 않다. 일목균형표에서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기준, 전환, 후행스팬 등이 모두 하락을 말하고 있는데다 구름의 강력한 저항도 예상된다.



반등은 조금 더 나타날 수 있겠지만 그 폭은 제한적이리라 예상되는 이유이다. 위로 1,940부터가 구름의 영역인데, 거기까지 닿을지도 잘 모르겠다. 설령 구름에 도달하더라도 구름이 워낙 두터운지라 저항도 막강할 사. 반등이야 언제라도 가능하지만 결국에는 다시 하락세가 나타날 수밖에 없지 않겠나. 지금의 추세로 보아서 말이다.



(달러-원 주간전망)



나는 변함없는 ‘콜돌이’. 지난주에는 다소 당혹스러웠다. 달러-원 환율이 내렸기에 그랬지만 사실은 그것보다 우리나라 환율과 글로벌 시장의 움직임이 서로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달러-엔도 올랐고, 달러 인덱스 역시 상승 리듬을 이어갔는데 달러-원은 장중 1,080원선마저 아슬아슬한 상태로 몰리는 등 되레 내렸다. 추세가 바뀐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의 지적처럼 이제 원화가 바야흐로 ‘안전자산’이라는 가치를 인정받은 것일까?



원화가 본질적으로 ‘안전’한지는 어떤지는 잘 모르겠으나, 차트로 살폈을 때 원화는 아직 ‘위험하다’는 판단이 든다. 달러-원은 그동안의 하락 움직임을 뒤로 하고 다시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만일 원화가 안전하다는 사실이 확고하다면, 해외에서 달러값이 어떻든, 러시아의 루블화가 약세로 추락하건 말건, 달러-원 환율은 더욱 하락세를 나타내어야 할 터. 그러나 내 생각으로 차트는 다른 말을 하는 것 같다.



달러-원은 1,121원(12월8일)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는 일목균형표에서는 구름과의 이격을 줄이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환율은 구름에 닿았고, 구름의 단단한 지지를 바탕으로 다시 올라섰다. - 그게 지난주 후반의 움직임이다. 수요일(12월17일)의 움직임이 극적이다. 시가에 비하여 종가가 훨씬 높은데다 캔들의 길이마저 긴 장대양선이 만들어졌다. 앞서 지적하였듯 캔들의 길이가 길면 길수록 그만큼 시장의 변동성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일목균형표에서 전환선은 지난주까지는 하락하는 양상이었지만, 이번 주부터는 방향이 다시 바뀔 공산이 높다. 당장 오늘이라면 장중에 1,109원만 넘어서는 즉시 전환선이 상승세로 돌아설 참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내일이나 모레의 경우 장중 1,105원을 상회하면 전환선이 오르기 시작한다. 전환선은 추세전환의 나팔수인 바, 그게 오르면 추세도 상승세이다.



후행스팬 역시 캔들의 지지를 받았다. 구름은 강력한 지지선으로 변함없을 터. 어차피 상승세일지라도 종종 조정은 나타나는 법이다. 지난주까지의 조정은 조정인 것이고 이번 주부터는 달러-원이 재차 오름세를 이어가리라 예상한다. 1,121.70원의 전고점을 넘어설지 여부가 관심사.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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