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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어떤 바보 A가 살았다(바보 이야기는 항상 우리를 즐겁게 한다!). 어느 날 강을 건너려고 하였는데 아무리 살펴도 다리가 보이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바보 A는 강물을 따라 터덜터덜 둑길을 걸었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들어 보니 친구 바보 B가 건너편 강둑에서 걷는 것이 아닌가?

바보 A가 외쳤다. “너는 어떻게 강 건너편으로 갔지?” 그러자 바보 B가 즉각 대답했다. “그렇게 말하는 너는 벌써 ‘건너편’에 가 있잖니?”

이 이야기의 의미를 구구절절 길게 설명할 필요는 없을 터(우리야 바보가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 솔직히 말하여 이게 바로 우리 이야기이다. 우리는 모두 ‘자기입장’에서만 사물을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모든 투자자들이 다 같다. 주식을 살 때에는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고만 생각하지 주가가 내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주식을 살 수 있다는 것은 시장의 누군가가 주가가 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주가가 내릴 것으로 판단하여 주식을 파는데, 우리는 그런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주식을 팔 때도 마찬가지. 우리는 주가가 더 내릴 것이라는 두려움에 떨며 주식을 팔지만 그때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않는다.하지만, 주식을 팔 수 있다는 말은 시장의 누군가가 사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는 주가가 오를 것으로 판단하여 주식을 사는데, 우리는 그런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의 입장으로만 사물을 대한다.

강의 양쪽에 서서 상대방더러 ‘건너편’이라고 말하는 바보 A, 바보 B나, 매사 자기 입장만 생각하는 우리나 다를 것도 없다. 2014년도 어느새 다 가고 곧 새해가 밝는데, 새해에는 ‘다른 사람의 견해’로도 시장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객관적인 입장이 될 터이니 훨씬 앞날이 잘 보이지 않을까? 그러면 시장을 훨씬 더 잘 이해하지 않겠나? 나도 내년에는 꼭 그렇게 해볼 요량이다.

그나저나... 한해 감사하였습니다. 변변치 않은 글을 읽어준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 연말에 다소 긴 시각으로 시장을 살펴보려고 한다. 일단 통 크게(?) 월간기준 일목균형표부터. 어떤가? 당장 구름이 눈에 뜨인다. 주가는 구름 위에 있는데 구름이 매우 두터워 막강한 지지선의 역할을 하리라 기대된다. 웬만해서는 구름을 뚫고 하락세로 바뀌기 어렵다! 이것만 보면 대세는 분명히 상승세. 따라서 지금이라도 주식에 ‘몰빵’을 해야 할까? 다만, 이게 다소 비현실적이다. 구름의 상단은 1,900이지만 하단은 1,600. 구름이 매우 두터우나 매매에 별 상관이 없다. 월간기준으로 1,600이 무너지고, 그때 ‘하락세’라고 외쳐본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요즘 유행하는 말로 “에고! 의미없다”가 된다. 따라서 월간 일목균형표는 그야말로 ‘참고용’, 그저 대세가 상승세라는 사실에 위안을 받는 정도.

이번에는 주간이다. 주봉으로 일목균형표로 살핀다면 어떤가? 월간처럼 여전히 상승세인가? 미안하다. 그렇지 않다. 기술적 분석으로 따져 주간차트는 좋은 상태가 아니다. 주가는 구름 아래로 내려섰고 기준선과 전환선은 이미 역전되었다. 이 차트를 학생들에게 제시하고 “추세를 말하라”는 시험문제를 낸다면 정답은 “하락세”이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후행스팬. 완벽하게 캔들과 역전되지 않고 26주전의 캔들과 뒤엉켜 지지, 저항을 한꺼번에 받고 있다. 후행스팬으로 본다면 하락세이지만 약간의 희망은 있다. “지수가 크게 상승하지는 못하겠으나 그렇다고 당장 크게 밀릴 것 같지도 않다”는 말은 가능하다. 내년 초에도 지수는 역시 지루할 참. 주간기준으로 구름은 1,950 언저리에서 시작하여 1,980선까지 퍼져 저항선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제 일간이다. 이것 역시 주가가 구름 아래에 있으니 하락세. 그나마 당장 큰 변화나 움직임은 예상되지 않는다. 지난주 나는 캔들의 길이가 하락세의 와중에 점점 더 늘어나는 현상을 시장이 불안한 표징, 즉 변화의 조짐으로 판단하였다. 이를 근거로 지수가 ‘좀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였고 실제로도 그냥저냥 올랐다만 상승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 연말에다 시장을 뒤흔들만한 재료가 없었기 때문. 지난주의 반등은 유효하다. 그러나 지수가 올라갈수록 위에서 찍어 누르는 구름의 무게를 감당하기는 어렵겠다.

단기적으로 전망할 때... 반등이 조금 더 이어질 수는 있다. 그러나 결국 지수는 구름이 걸쳐있는 1,960~1,980 언저리에서 저항을 받고 방향을 돌릴 공산이 높다.

(달러-원 주간전망)

달러-원 환율 역시 월간, 주간, 일간 기준으로 차례차례 살펴본다. 일단 월간. 길게 본다면 달러-원은 2010년9월 이후 내내 하락세였다. 당시 1,190원 수준이던 환율이 구름을 하회하면서 시작된 ‘대세하락’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달러-원이 반등을 시도하지만 위쪽의 구름이 매우 두텁다. 1,128원이 하단이고, 1,322원이 상단이기 때문. 다만 이것 역시 매매에 직접 활용하기는 어렵다. 1,322원을 넘어서야 비로소 상승세라고외칠 수 있으니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런즉 “대세는 하락세, 길게 보아 환율은 서서히 내린다”... 정도가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참고자료일 터.

그러나 주간기준으로 넘어가면 방향은 훨씬 구체화된다. 결론부터 말하여 달러-원은 진작 상승세로 돌아섰다. (월간으로 1,322원까지 넘는 것이야 더 두고 볼 일이지만)달러-원의 상승세는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주간 일목균형표에서 달러-원은 완벽한 상승세. 기준-전환선, 구름, 후행스팬 등이 죄다 호전되었다. 그리고 균형표에서 모든 것이 다 호전되었다면 이제 남은 일은 ‘거침없는 상승’뿐이다.

일목균형표의 특성상 시장가격이 구름을 상향돌파할 때 대부분은 구름의 지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약간 주춤거린다. 주간기준으로 달러-원은 현재 그 단계를 지나고 있다고 판단된다. 구름을 통과하고 쑥쑥 오르지 않고 약간씩 뒷걸음질하고 있기 때문. 그래 보았자 어차피 추세는 상승세. 그게 바뀌지는 않는다. 구름 상단이 점차 낮아지고 있어 지지선을 특정하기 어려우나, 전환선 1,083원 언저리가 1차 지지선이 되리라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일간. 역시 상승세이다. 볼 것도 없다. 주봉으로 상승세인 것이 일봉으로 하락세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달러-원은 구름 위를 씽씽 날아가고 있는데, 요즘 주춤거리는 양상이다. 그 이유는 구름과의 관계로 설명된다. 시장가격과 구름은 이격을 넓혔다가, 좁혔다가 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한때 환율은 1,121원까지 치솟으면서 구름과의 이격을 벌였고, 그게 너무 과도하였기에 간격을 줄이는 과정이 필연적으로 나타나야 했다. 그게 ‘주춤거리는’ 모습이었다. 추세가 바뀐 것은 아니다. 특히 환율은 최근에 구름 상단에까지 근접하여 ‘지지력’을 확인한 바도 있다. 간격까지 다 줄여놓았으니 이제부터는 다시 늘려야 한다. 환율은 구름을 딛고 치솟을 전망이다.

전환선의 방향도 앞으로 3거래일째, 즉 이번 주 금요일(1월2일)이 되면 자동적으로 상승하게 되어 있다. 당장에야 연말이니 네고 물량으로 시달린다고 치고, 내년부터는 상승세가 재개되리라 예상한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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