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한국은행이 지난해 달러화 자산을 줄이면서 외환보유액 대비 미 달러 비중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상품별로는 정부기관채와 회사채를 줄이고 주식 비중을 크게 늘렸다. 외환보유액 대비 주식비중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은 30일 발간한 '연차보고서'에서 "2011년말 현재 외화자산 중 미 달러화 비중은 60.5%로 전년말대비 3.2%포인트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을 집계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 달러화 자산 비중은 2011년 9월말 기준 전세계 외환보유액 중 미 달러화 비중인 61.7%보다 낮다.

2011년말 외환보유액은 3천64억200만달러 규모다. 이 중 외환부분은 2천982억3천300만달러를 기록해 2010년말 대비 113억700만달러 증가했다.

정부 보유분을 고려하지 않고 한은의 2010년, 2011년 미 달러화 비중이 각각63.7%, 60.5%인 점을 적용해보면 미 달러화 자산은 직전년도에 비해 23억달러 남짓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은 외환보유액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금을 매입하고 달러화로 이뤄진 회사채 등을 줄이면서 달러화 비중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외자운용원 관계자는 "미 달러화는 외환보유액 중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며 통화 다변화만으로는 크게 비중이 바뀌지 않는다"며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면서 금 매입, 달러화로 된 회사채 비중 축소 등으로 달러화 비중이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상품별로는 정부기관채와 회사채 비중이 하락했고 주식 비중이 확대됐다.

정부기관채는 20.1%, 회사채 비중은 14.1%로 각각 전년말대비 1.7%포인트, 2.4%포인트씩 축소됐다. 그러나 정부채 비중은 36.8%로 1.0%포인트 증가했고 자산유동화채 비중은 17.0%로 0.8%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주식비중은 5.4%로 전년말 대비 1.6%포인트 늘었다. 외환보유액 대비 주식비중은 사상 최고 수준이다.

한은은 주식 비중은 KIC에 대한 추가위탁 등으로 상승했고 회사채는 포트폴리오 위험 분산 등으로 보유비중이 하락했다고 언급했다.

자산별로는 수익성 자산 비중이 79.7%로 전년말대비 2.8%포인트 축소된 반면 유동성 자산은 4.5%, 위탁자산은 15.8%로 각각 전년말보다 1.3%포인트,1.5%포인트씩 확대됐다.

외자운용원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유럽 불안 등으로 수익성보다 바로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성과 안정성에 초점을 맞췄다"며 "주식 비중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은 회사채를 줄이고 주식을 늘린 측면도 있고 중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차츰 주식 비중을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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