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지난 9일 삼성자산운용 직원들이 퇴근한 곳은 다름 아닌 회사 근처 맥줏집이었다. 세종대로 일대 다섯 곳의 맥줏집은 삼성자산운용 직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구성훈 신임 대표이사와 함께 한 첫 '단합대회'였다.

이날 열린 단합대회는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새로 온 수장뿐만 아니라 삼성운용으로 적을 옮긴 삼성생명 직원들도 함께한 첫 번째 자리였기 때문이다.

삼성생명과의 인력 통합 작업을 진행한 삼성운용은 지난주 운용역을 포함해 26명의 새 식구를 맞이했다.

지난 2002년 삼성생명이 보험자산 운용을 일임 방식으로 바꾸며 30여명이 이동한 이래 역대 두 번째로 진행한 인력 통합이었다. 해외에서 이동할 추가적인 인력 이동을 고려하면 이번 통합으로 40여명 조금 안 되는 인력이 삼성운용으로 이동하게 되는 셈이다.

구 대표이사는 지난해 12월 삼성운용으로 자리를 옮긴 뒤 가장 먼저 이 단합대회 스케줄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이번 단합대회는 삼성운용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남다른 의미가 있었던 셈이다.

이날 구 대표이사는 편안한 복장으로 다섯 곳의 맥줏집을 차례대로 방문했다. 수트 대신 왼쪽 가슴에 'Stay Ahead'라고 새겨진 회사 카디건을 입고 직원들을 만났다.

삼성운용 직원들은 연달아 맥줏잔을 기울이며 앞으로의 계획과 비전, 그리고 바람들을 주고받았다.

줄곧 삼성생명에 몸담아온 신임 수장과 삼성생명에서 옮겨온 직원들, 그리고 삼성운용을 지켜온 이들의 만남 속에 서로를 향한 질문도 쏟아졌다.

직원들은 구 대표이사에게 삼성생명에서 삼성운용으로 자리를 옮긴 소회를 가장 많이 물었다. 그는 "갑오년이 가고 을미년이 왔다"는 재치있는 대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갑'에서 `을'이 됐다는 얘기다.

단합대회에 참석한 한 직원은 "사장과의 대화나 자리가 드물게 있었지만 새로운 식구들과 인사하는 단합대회다 보니 훨씬 편안하고 즐거운 자리였다"며 "(대화를 나눠보니) 인력 변화나 자산규모 변화에 앞으로의 시간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삼성운용은 지난주 인력 통합과 함께 54조원의 삼성생명 자산도 이관받았다. 이제 삼성운용의 전체 운용자산(AUM)은 180조원에 육박하게 됐다. 전문 운용역 출신의 수장을 앞세운 새 식구들과 삼성운용이 만들어 갈 시너지는 단합대회 만큼이나 화기애애할까. (산업증권부 정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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