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일본 닛케이지수가 올해 1분기(1월~3월) 1988년이래 최고의 상승률을 보이면서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30일 닛케이225지수는 10,083.56포인트를 기록하며 1분기를 19% 상승으로 마감했다. 이는 1988년 이래 분기 상승률로는 최고치다.

이러한 상승률은 도요타와 소니 등 수출 주력 기업들의 주가 상승에 힘입은 바 크다. 같은 기간 도요타와 소니는 각각 35%, 22% 올랐다.

특히 작년 3월11일 대지진과 엔화 강세로 다른 증시에 비해 크게 타격을 입었던 일본 증시는 다른 증시에 비해 평균 상승률이 높은 편이다.

같은 기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7%가량 올랐고, 영국 FTSE지수는 3%, 항셍지수는 11% 올랐다.

주목할 점은 수출 기업들이 주가를 견인했다는 점과 같은 기간 엔화가 달러에 비해 6.3% 하락했다는 점이다.

결국, 엔화 가치 하락으로 수출 기업들이 수혜를 입은 데다 작년 다른 지수 대비 언더퍼폼했던 일본 증시가 상대적으로 아웃퍼폼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는 일본 증시를 움직여온 외국인 투자자들의 힘이 크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3월16일까지 12주 연속 일본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쌌던 데다 엔화 약세로 일본 수출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개선된 때문이다.

또 올림푸스 스캔들 등으로 일본 기업 문화에 대한 외국인들의 압박도 커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렐리가레 글로벌 에셋 매니지먼트에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선임 IT담당 애널리스트는 "10년 전과 비교할 때 여전히 느리긴 하지만, 일본 기업의 투명성이 대체로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같은 변화는 외국인 지분이 꾸준히 증가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라며 기업 실적을 분기별로 발표하는 것도 이러한 변화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목할 점은 외국인 지분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내국인의 지분은 줄었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점이다.

1970년 외국인 지분은 5%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작년 3월 기준 외국인 보유 지분은 26.7%까지 늘어났다.

이는 일본 금융 기관들이 국내 주식 보유량을 크게 줄인 탓이다. 특히 일본 주식을 대거 보유했던 일본 생명보험사들이 같은 기간 지분을 10%에서 절반가량 줄인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일본 내국인들의 국내 주식 투자가 줄어든 것은 일본 정부가 기업들에 주식시장 위험에 대한 위험 노출을 줄일 것을 독려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이 지분을 상호 보유하면 시장 침체기에 자산가치가 동반 하락하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또 일본이 급격히 노령화 시대로 진입하면서 연금과 같은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져 주식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일본 기관 투자자들은 주식보다 안전한 채권 등으로 투자를 선회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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