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감사원은 한국은행이 통화신용정책 독립성을 이유로 일반 공공기관에 적용되는 방만경영 개선기준을 적용받지 않으면서 내부적인 통제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15일 공개한 '금융공공기관 경영관리실태' 검사결과에서 한은이 과도한 복리후생제도를 운용하고 급여성 경비도 부적정하게 집행한다고 문제 삼았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은은 통화신용정책 등 업무수행상 독립성을 이유로 일반 공공기관들과 달리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 등에 따른 보수기준을 적용받지 않고 있다. 급여성 복리후생비도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개정·폐지하는 게 타당하지만, '보수규정'이 아닌 '복지규정'으로 정하면서 총재가 직접 관리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보수에 해당하는 급여성 복리후생비 항목의 신설이나 확대가 금융통화위원회의 통제 없이 이루어지는 등 내부통제가 제대로 되지 못하고, 복리후생비도 방만하게 집행되고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다른 공공기관들이 '방만경영 정상화 계획 운용지침'에 따라 복리후생비를 줄이고 있으나, 한은은 방만경영 정상화 계획지침에서 과도한 복리후생으로 규정한 55개 항목 중 16개 항목을 기존대로 운영하고 있다. 한은의 1인당 복리후생비는 연간 724만원으로, '방만경영 중점관리기관'의 1인당 복리후생비 656만원보다 높다.

한은의 상위직급 인력운용문제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감사원은 지난 2006년과 2010년에도 한은의 상위직급 인력운용이 부적정하게 이루진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해 4월 현재 한은 1·2급 중에서 주로 보임하는 국ㆍ실ㆍ부장, 부국장ㆍ부실장 직책 수는 총 100개이고, 2·3급 중에서 주로 보임하는 팀장 수는 172개다. 상위직급인 1·2·3급의 직책 수는 모두 272개인 셈이다.

반면 1·2·3급 정원은 각각 82명, 157명, 373명 등으로 612명에 달했다. 필요한 직책 수에 비해 상위직급의 정원이 2.3배 정도 과다운영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한은에 불요불급한 직책을 신설하는 일이 없도록 조직관리를 철저히 하고, 상위직급 직책수 등을 감안해 상위직급 정원을 감축하는 한편 임금피크제 도입하는 등 인건비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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