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분기 국제금융시장의 화두는 글로벌 통화정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이슈가 유럽발 재정위기였던 것과 비교된다.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이슈가 1분기를 지배했다면 2분기에는 주요국의 경제 펀더멘털과 정책 이슈가 지배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위기가 진화되고 정상화 과정이 진행되고 있어서다.

미국의 경기 회복과 맞물려 연방준비제도(Fed)가 어떤 길을 걸을지 시장은 주목할 것이다. 유럽과 중국 통화정책 당국은 경기둔화 우려를 어떻게 극복할지 관심사다.

미국과 유럽의 통화정책은 대조적인 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과 중국의 통화완화 = 유럽과 중국은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유럽은 재정위기 이후 심각한 경기침체를 걱정하고 있다. 중국은 글로벌 경제불안 영향으로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하다. 통화 당국의 역할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 금리에 손을 댈 가능성이 있다. ECB는 적절한 시기를 놓고 저울질할 것이다.

4일 예정된 4월 회의에서 당장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작다. ECB는 이미 1분기에 그리스 디폴트 위기를 막으려고 돈 폭탄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 효과를 지켜볼 때다. 경기침체의 신호가 강해지고 통화당국이 나설 필요성이 제기되면 ECB는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낼 것이다.

중국은 사회체제 안정을 유지할 최소한의 성장률인 8% 성장목표를 사실상 포기했다. 중국의 경제무기인 수출이 글로벌 재정위기 후유증으로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성장률을 포기하는 대신 경제구조를 바꾸는 대변혁을 추진중이다. 수출주도형 경제를 내수 동반형 경제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성장률 목표를 낮추긴 했지만 중국이 경기가 꺾이는 걸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지급준비율 인하와 금리 인하 등 다양한 정책조합을 이용해 연착률을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경기회복과 연준의 정책스탠스 = 미국 경제 지표의 회복은 일회성이 아닌 것 같다. 미국의 일자리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자 수는 20만명을 넘었다. 6일 발표될 3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자 수도 20만 명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기 때 10%에 육박했던 실업률도 8.3%까지 내려왔다.

성장률과 제조업, 각종 소비지표도 나름대로 괜찮다. 회복의 강도가 다소 둔화되는 게 불안 요소지만 추세적인 경제회복 국면에 들어섰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주택지표가 기대만큼 회복하지 못하는 점만 제외하면 미국 경제의 흐름은 흠잡을 데 없다.

연준이 3월 통화정책에서 3차 양적완화(QE3)에 대해 침묵한 건 미국 경제회복을 반영해서다. 경기가 살아나는데 QE3를 입에 올리는 건 명분이 약하다.

미국의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건 경기 회복 신호다. 얼어붙었던 눈이 녹듯이 국채에 잠겼던 돈이 시장에 풀려나왔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에서 풀린 돈은 대개 주식시장으로 향한다. 미국 주식시장이 연일 달아오르는 배경이다.

연준은 그러나 금리 상승이 불편하다. 시장금리 상승이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회복의 화룡점정은 주택시장이 찍어야 한다는 점에서 모기지 금리 상승은 독이다.

버냉키 의장이 지난주 공개 강연에서 경기조절적 통화정책의 지원을 강조한 건 금리 상승에 제동을 걸기 위함이다. 굳이 얘기하자면 버냉키 의장은 '비둘기의 발톱을 가진 매'다. 온건한 통화정책과 완강환 통화정책 중 어느 한쪽에 완전히 힘을 실을 수 없다.

앞으로 시장의 모든 가격변수는 미국 경제지표와 연준의 스탠스에 따라 출렁일 것이다. 연준이 QE3를 완전히 거둬들일지 느슨한 형태로 안고 갈 것인지 지켜보자. (국제경제부장)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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