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연초부터 채권시장이 뜨겁다. 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전후로 금리가 급등락하고향후 금리 전망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논쟁도가열되고 있다. 일부 참가자들은 한은 기준금리가 동결되자 금통위가 시장과 소통하는 데 소홀하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직 고위 한은 관계자들은 이주열 총재 등 금통위원들이 정작 어떤 부분을 고민하는 지 시장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 했다.

전 한은 집행부 출신인 금통위 의사 결정에 깊숙하게 관여한 모 인사는 최근 이주열 총재 등 금통위원이 글로벌 경기가 올해가 정점이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각종 대외지표를 주목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 글로벌 경기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등 이른바 G2가 내년에 경기 둔화 사이클로 들어설 수 있다는 두려움 탓에 한은 금통위가 올해 쉽게 움직이지 못할 것"이라고 점쳤다.

특히 미국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세 차례에 걸친 양적 완화 등을 바탕으로 미약하나마 확장적경기를 무려 7년여간 이어오고 있다는 점을 이주열 총재 등은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는설명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실질 GDP는 2008년 3.4분기 -1.9%,4분기 -8.2%,2009년 1분기 -5.4%,2분기 -0.5% 등 4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한 뒤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11년 1분기 -1.5%와 2014년 1분기 -2.1%를 기록한 경우를 제외하고 꾸준한 성장세를 거듭해 지난해 3분기에는5%대의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미국의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 등 주요 주가지수도 미국의 경기 흐름을반영하며 급등세를 이어오고 있다. 다우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6일 6,469.95까지 떨어진 뒤 지난해 12월26일 18,103.45로 역사점 고점을 찍었다. 5년9개월여만에 세 배 가까이 주가가 뛰었다.

거침없던 다우지수 등이 최근 숨고르기 행보를 보이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미국의 경기 확장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가늠해야할 타이밍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갑론을박 속에 올해 정책금리 인상을 모색하는 것도 이런 맥락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Fed는 서둘러 정책수단을 확보해야 한다는 조바심을 가지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워낙 미약한 탓에 좌고우면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이주열 총재와 장병화 부총재 등 한은 출신 금통위원들은 올해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완강한 태도로 거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생각하기도 싫지만 혹시라도 내년에 미국 경기까지 고꾸라졌을 때 통화당국이 사용해야할 카드를 아껴둬야 한다는이유에서다.

한은 출신들은 기준금리의 '빅피겨'가 무너지면 또 다른 빅피겨까지 거침없이 내려서는 데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하라고 귀띔하고 있다. 과거 이성태 전 한은총재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이 한창이던 2009~2010년에기준금리연 2.00%에서 얼마나 강경하게 버텼는 지 되짚어보면 지금 한은 집행부의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책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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