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별 1분기 서울 매매.전세 추이(출처:부동산114)>



(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지난 1.4분기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14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으로 전환하는 등 주택값 조정 기간이 예상보다 길게 나타나고 있다.

통상 1분기는 진학 관련 봄 이사철 수요가 증가해 매매와 전셋값이 동시에 오르는 특성이 14년동안 지속됐지만이번에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거래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에 그치는 등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다.

2일 부동산포털 부동산114 등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1분기 서울 아파트 매매값이 0.92% 하락했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8년 1분기 이후 14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인 것이다. 또한 작년 2분기부터는 -0.43%, -0.33%, -0.73%로 4분기 연속 낙폭도 키우고 있다.

▲아파트 거래 '실종' = 아파트 시장이 1분기마저 하락한 데는 올해 들어 급격하게 줄어든 아파트 거래량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거래량이 준다는 것은 매물이 팔리지 않아 매도자가 지속적으로 호가를 낮춰부를 수 있는 상황만 야기된다는 의미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천587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4천828가구)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재건축을 포함한 강남권도 2천934가구에서 1천539가구로 줄었다.

'부동산 불패'의 신화가 하나둘씩 무너지는 가운데, 유럽발 금융위기까지 겹치며 나타난 현상이다. 이에 따라 일반 수요자들도 한동안 부동산 가격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김은선 부동산114 연구원은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실망감과 정책기조 변화에 따른 불안심리가 맞물리며 거래시장이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의 웩더독(wag the dog) = 서울 전체 아파트의 9%에 불과하지만, 경기에 민감해 전체 부동산시장을 주도하는 재건축 시장의 관망세도 영향을 끼쳤다.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이른바 웩더독 현상이다. 답보 상태에 빠져 있는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1분기에 2.17% 떨어져 분기단위 하락폭이 더 커졌다. 이는 지난 2010년 2분기(-3.72%)이후 가장 많이 빠진 수준이다.

서울시의 재건축 소형비율 확대 권고와 용적률 상향 조정 보류 등으로 수익성 저하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1분기 전셋값도 빠졌다 = 1분기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0.11%의 변동률로 지난 1998년 이후 처음으로 내렸다. 작년 전세 대란으로 일컬어지며 크게 오른 전셋값에 대한 부담이 가격의 조정을 나타냈다는 분석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저렴한 수도권(0.42%)은 1분기 들어 수요가 늘어나면서 오름세로 돌아섰다.

부동산써브는 서울에서 전세를 찾지 못한 수요자들이 저렴한 주거상품과 기반시설을 찾아 수도권 외곽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은선 부동산114 연구원은 "1분기는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거래량 감소와 심화된 관망세로 우려를 더했었다"며 "2분기에는 지역별 수급 상황과 재료 변수에 따라 국지적 등락이 엇갈릴 수 있겠으나 시장의 보합세가 예상된"고 내다봤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 소장은 "2분기에도 매매시장의 상승모멘텀은 없다"며 "또한 전세시장도 전월세상한제 등 총선공약 영향으로 더욱 안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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