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3일(미국 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유가 하락 등에 따라 혼조세로 마쳤다.

30년만기 미국 국채수익률은 유럽중앙은행(ECB)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과 미 국채에 대한 안전자산 선호현상 강화 등으로 사상 최저치로 하락했다.

유로화는 ECB의 강력한 양적완화(QE)가 발표된 뒤 그리스 총선에 따른 불확실성이 전면에 부각돼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급락세를 지속했다.

뉴욕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기존 원유정책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하락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유가 하락 등의 여파로 혼조세로 마쳤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41.38포인트(0.79%) 하락한 17,672.6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11.33포인트(0.55%) 밀린 2,051.82에 끝났고,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7.48포인트(0.16%) 오른 4,757.88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0.9% 올랐고, S&P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6% 2.7% 상승했다.

지수는 장 초반 국제유가 하락과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로 하락세로 출발했다.

나스닥지수는 그러나 장 중반께 상승세를 나타내 막판까지 오름세를 유지했다.

주요 지수가 지난 4거래일 연속 오름에 따라 차익매물이 나온 것도 이날 주가 약세의 원인이 됐다.

뉴욕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정책에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6% 낮아진 45.59달러에 마쳤다. 이번주 유가는 6.4% 밀렸다.

사우디의 압둘라 국왕의 사망으로 왕위를 이어받게 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왕세제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가가 100달러를 나타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혀 감산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에 엑손모빌 등의 주가가 2.1% 밀리며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전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공격적인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발표한 것에 금융시장의 긍정적인 평가가 증폭되면서 이날 유럽 증시는 강세를 지속했으며 유로화가 주요 통화에 약세를 이어갔다. 독일 등 유로존 회원국의 국채수익률은 사상 최저치 행진을 보였다.

작년 12월 미국의 기존 주택판매가 증가세를 보였으나 시장의 예상은 밑돌았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12월 기존 주택판매가 2.4% 증가한 연율 504만채(계절 조정치)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508만채를 소폭 밑돈 것이다.

같은 달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상승해 올해 초 안정적 성장세가 예상됐다.

콘퍼런스보드는 12월 경기선행지수가 0.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전월의 53.9에서 53.7로 하락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맥도널드가 분기 매출이 7.3% 감소했다고 밝힘에 따라 주가는 1.5% 밀렸다.

허니웰 인터내셔널은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순익을 기록해 주가는 3.1% 올랐다.

UPS는 4분기 순익이 예상을 밑돌 것이라고 경고함에 따라 9.9% 급락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오는 25일(일)로 예정된 그리스 총선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 채권시장

30년만기 미국 국채수익률은 유럽중앙은행(ECB)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과 여타 주요국들보다 높은 미 국채수익률, 미 국채에 대한 안전자산 선호현상 강화 등으로 사상 최저치로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튤렛프레본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21/32포인트 상승했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7.1bp 밀린 연 1.794%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16/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6.6bp 내린 2.374%를 보였다. 30년만기 국채금리는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5.6bp 낮아진 1.310%를 나타냈다.

ECB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따른 유로존 주요국 국채수익률 사상 최저치 행진으로 10년만기 미 국채가격이 상승했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1월15일 1.777%까지 밀려 2013년 5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고 2014년 말에는 2.173%를 보였다.

독일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7.6bp 하락한 0.321%을 기록해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고, 동일 만기 스페인 국채수익률 역시 5.9bp 밀린 1.349%로 역시 최저치를 보였다.

동일만기 이탈리아 국채수익률도 5.2bp 떨어진 1.497%를 보여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밖에 프랑스와 벨기에, 핀란드,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아일랜드, 포르투갈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일제히 최저치를 기록했다.

ECB의 대규모 양적완화와 관련, 소시에테제네랄(SG)의 킷 저키스 거시경제 전략가는 시장은 ECB의 유동성 공급을 전면적으로 환영했다고 강조했다.

BNP파리바의 경제학자들 역시 ECB가 예상을 웃도는 기간 동안 국채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면서 기간 연장 가능성도 열어놓았다고 전했다.

코메르츠방크는 스페인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1% 아래로 하락할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고 내다봤다.

오는 25일의 그리스 총선이 마무리된 이후에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전면에 부상하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은 노동시장의 모멘텀 형성으로 올해 중반께 첫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신호를 계속 보냈기 때문이다.

ECB의 매월 600억유로에 달하는 양적완화 단행과 덴마크와 캐나다중앙은행의 전격적 금리인하 등으로 옐런 의장이 그동안 공언해 왔듯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증폭되고 있다.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WSJ와 인터뷰에서 경제지표에 기초한 Fed가 금리를 인상한다면 바른 선택을 하는 것이라면서도 Fed가 고용지표보다는 인플레이션 지표를 더 강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UBS는 유가 급락에 따른 낮은 인플레이션에도 Fed가 오는 6월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첫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국채가격이 ECB의 양적완화에 따른 유로존 국채가격 상승에 동조하는 모습을 나타냈다면서 미국의 국채수익률이 유로존 국채수익률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미국 장기 국채가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장기 국채가격 상승과 수익률 곡선 평탄화는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찾아나선 때문이라면서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이번 주초에 기록한 사상 최저치인 2.399%를 하향 돌파한 것은 이같은 움직임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부에서는 ▲ 여타 주요국 국채보다 미 국채수익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임에 따라 외국인들의 국채에 대한 매력도가 증가하는 데다 ▲ 미국의 작년 3분기 성장률이 5%를 기록하는 등 여타국들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국채가격이 상승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 유가 급락으로 전세계의 디플레 또는 낮은 인플레 우려가 지속되고 있고 ▲ 미국의 기준금리가 2015년 내내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예상이 강해진 것이 국채가격 오름세를 지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 외환시장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강력한 양적완화(QE)가 발표된 뒤 그리스 총선에 따른 불확실성이 전면에 부각돼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급락세를 지속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08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361달러보다 0.0153달러 급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2.05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4.70엔보다 2.65엔이나 가파르게 떨어졌다.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7.81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8.56엔보다 0.75엔 하락했다.

유로화는 전날 달러화에 2.5%나 떨어져 2011년 11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나타냈으며 올해 들어 7%가량 가치가 하락했다.

ECB의 공격적 양적완화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함에 따라 이날도 유럽시장에서 추가 약세를 보였다.

일부에서는 ECB가 대차대조표를 3조유로까지 늘리려는 목표를 하고 있으나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이같은 계획을 현실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향후 시장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나타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드라기 ECB 총재의 유로화 약세정책이 성공적이었다는 분석에 힘이 실려 유로화는 이날 1.1113달러까지 밀리며 2003년 9월 이후 처음으로 1.12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

1999년 1월 출범한 유로화는 2000년대 초에 약 3년 동안 달러화에 등가 아래에서 주로 움직였다.

ECB의 공격적 양적완화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장세를 지배해 유로화 약세를 점치는 전문가들이 늘어났다.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BBH)의 마크 챈들러 외환전문가는 이날 CNBC에 출연해 연방준비제도(Fed)는 ECB와 일본은행(BOJ)에 앞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유로화가 내년에 달러화에 등가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챈들러 전문가는 유로화가 달러화에 0.9달러 아래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부연했다.

모건스탠리 전략가들은 이날 올해 말 유로화의 대 달러화 전망치를 당초 1.12달러에서 1.05달러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유로화의 올 연말 전망치를 당초 1.20달러에서 1.10달러로 낮췄고 HSBC 역시 1.15달러에서 1.09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달 초 2016년 12월에 유로화와 달러화가 등가를 기록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스탠더드뱅크의 한 전략가는 유로존 국채수익률이 매우 낮은 수준을 나타냄에 따라 높은 수익률을 찾는 투자자들이 이머징 마켓으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예상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유로화가 장중 한때 낙폭을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으나 오는 25일의 그리스 총선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하락폭을 대폭 축소하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리스 총선 결과가 나온 뒤에는 유로존의 통화정책 추세와 경제 움직임이 주요 재료가 될 것이라고 이들은 덧붙였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25일 치르는 그리스 총선에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최다 득표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시리자의 지지율은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과반 의석(전체 300석 중 151석) 확보에는 못미쳐 어느 정당과 연정을 구성할지 주목되며 이는 그리스의 정치적 불안정을 고조할 가능성이 있다.

달러화는 뉴욕증시 약세와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BOJ) 총재의 발언으로 엔화에 낙폭을 확대했다.

구로다 총재는 23일(미국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추가 부양책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BOJ가 자체적으로 통화정책을 조정할 수 있다면서도 사용 가능한 옵션에 대해 특정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잭 루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CNBC에 출연해 강한 달러화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유익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공정한 정책이 있거나 부당한 시장 개입이 단행된다면 이는 별개의 문제가 된다고 그는 부연했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기존 원유정책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72센트(1.6%) 낮아진 45.59달러에 마쳤다.

이번 주 유가는 6.4% 하락했다.

3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자거래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타계했다는 소식으로 한때 49.80달러까지 상승했고 WTI 역시 3% 이상 올랐다.

그러나 사우디의 원유정책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브렌트유 가격 상승폭이 축소됐고, WTI 가격은 반락했다.

런던 ICE 선물 유럽거래소에서 3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보다 27센트(0.6%) 상승한 48.79달러에 끝났다.

압둘라 국왕의 사망으로 왕위를 이어받게 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왕세제는 이날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유가가 100달러를 나타내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유가 급락이 전세계 공급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밝혀, 감산 가능성을 일축했다.

살만 신임 국왕은 압둘라 국왕의 이복동생으로 사우디 왕실의 실세인 이른바 '수다 이리 7형제' 중 한 명이다.

유가는 작년 11월27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하루 3천만배럴의 산유량을 동결한다고 밝힌 이후 36%가량 급락했다.

왕세제는 사우디가 감산을 단행할 경우 그 갭을 여타 산유국들이 증산을 통해 채울 것이라면서 이는 사우디가 만족할 수 없는 상황을 조성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 유가 급락을 감내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으로 풀이됐다.

살만 신임 국왕은 원유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알리 알-나이미 석유장관을 유임시킬 것으로 알려져 원유정책에 변화가 없을 가능성을 높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사우디 국왕의 타계에 따른 원유정책 변화 가능성으로 유가가 강세를 보였다면서 그러나 사우디의 정책 변화 가능성 약화로 유가가 소폭 반락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에너지 정보제공업체엔 젠스케이프가 지난 20일로 끝난 한주 동안 현물 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의 원유재고가 170만배럴 늘어났을 것으로 예측한 것 역시 유가 약세를 부추겼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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