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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나는 한때 과학자를 꿈꾸었다. 당시 관심을 뒀던 분야는 '영구기관'이었다. 외부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공급하지 않고도 기계가 영원히 돌아가도록 하는 방법은 없을까? 이리저리 궁리하다 나는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해내었다.

무거운 구슬을 높은 곳에서 떨어트린다. 그 힘으로 도르래를 돌리는데, 도르래의 끝에는 구슬이 매달려 있다. 도르래가 돌면서 구슬은 다시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그게 떨어지면 똑같은 방법으로 다른 구슬이 다시 위로 끌려올라간다. 결국, 한 번만 구슬을 높은 곳에서 떨어트리기만 한다면 도르래는 무한정 회전할 것이다. 이때 도르래의 축에다 모터를 연결하면 그 힘으로 터빈이나 바퀴를 영원히 돌릴 수 있지 않을까? 어떤가. 그럴싸하지 않은가?

물론, 한마디로 말하여 엉터리이다. 결코, 될 수 없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라는 물리학의 초보적인 법칙(혹은 상식)에 따르면 이러한 영구기관은 존재하지 않는다. 굳이 법칙 운운할 필요조차 없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모든 것에는 대가가 있다. 기계를 돌리려면 외부에서 에너지를 공급해야 한다. 기계가 혼자서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것도 영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니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There is no free lunch).”라는 말은 참으로 만고의 진리이다.

이른바 연말정산 대란이다. 13월의 보너스로 기대되었던 연말정산 환급금이 이번에는 되레 ‘토해내야 하는’ 것으로 뒤바뀌면서 직장인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그런데 알고 보면 이는 예고되었던 터. 무상복지를 늘리려면 재정이 필요했고, 이 돈을 충당하기 위해 정부는 월급쟁이들의 얄팍한 지갑을 터는 쪽을 택했던 것이다. 소란이 커지니 인제 와서 소급적용이라는 무리수를 둬서 돈을 4월인지 5월인지 도로 돌려준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그놈의 돈은 또 어디서 나는고?

세상에는 절대 공짜가 없다. 무엇이건 혜택이 늘어나면 비용도 의당 증가해야 한다. 당연한 이치다. 복지를 늘리려면 세금을 많이 거두어야 하고, 세금을 줄이려면 복지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 ‘한쪽’만 강조하는 것은 ‘영구기관’을 꿈꾸는 일이나 다를 바 없다.

어릴 때 꿈꾸던 영구기관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면 내가 이 글을 쓰고 있겠는가? 노벨상도 한참 전에 받았겠지...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지난주 후반, ECB가 과감한 양적 완화조치를 취하고 그 영향으로 유럽의 증시와 뉴욕증시가 동반 상승하였던 날 아침, 그 소식을 전하던 모 증권전문 케이블TV의 출연자는 이런 말을 했다. “오늘 같은 날, 주가가 오르지 못하면 그건 시장도 아니지요!” 다소 과격한 발언을 한 것은 다른 나라의 주가는 씽씽 잘도 올라가는데 우리 증시만 부진한 것이 답답했기 때문일 터.

어쨌거나 그 발언 때문인지 지수는 꾸역꾸역 올랐다. 장중에는 1,940도 넘어섰다. 상승세인가? 어떨까? 더 오를까? 사실을 말한다면 지금이 갈림길, 고비이다. 왜냐하면, 일목균형표에서 지수가 구름의 저항에 딱 맞닥뜨렸기 때문. 통상적으로 구름은 저항선으로 작용한다. 그런지라 여기서 지수가 상승을 멈추고 하락세로 돌아선다고 하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구름의 두께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너무 얇다. 쉽게 상상할 수 있듯 구름이 얇으면 저항의 강도는 약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저항을 무너뜨리고 주가가 여기서 더 상승하여도 역시 이상하다고 우기지 못한다. 판단하기 참으로 어렵다.

전혀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럴 때 쓰라고 ‘보조지표’가 있지 않은가! 애매할 때 방향을 가늠하기에 유용하다. 당장 스토캐스틱이 눈에 들어온다. 이것은 지난 금요일, %K가 80 위에서 내려오며 ‘매도’신호를 발령하였다. 그동안 지수가 꽤 오르기도 하였으니 스토캐스틱이 단기과열 나아가 매도신호를 나타내는 것은 온당하다. 아울러 지난 금요일에 지수의 캔들은 시가대비 종가가 꽤 낮은 음선을 만들었다. 장중일지라도 구름을 넘지 못한 것도 부담이다.

이로 미루어볼 때 아무래도 주가는 지속 상승보다는 뒷걸음질할 공산이 높다. 그러나 스토캐스틱만 그렇지 RSI, CMO, CCI 등의 지표들에서는 아직 뚜렷한 신호가 감지되지 않는다. 모든 지표가 일치단결하여 ‘매도’를 외치지는 않는지라 주가가 당장 큰 폭으로 후다닥 급락할 일은 아니겠다. 결국 이번 주는 구름을 앞에 놓고 돌파 여부를 재보는 ‘시간싸움’을 벌일 공산이 높다. 1,900 지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겠다.

(달러-원 주간전망)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는 내내 상승세. 달러인덱스는 거칠 것이 없다. 연일 전고점을 갱신하고 있으니 말이다. 다만, 달러-엔은 구름 안에서 주춤거리는 양상이다. 상승세이지만 시원하지 못하다. 지난주에 나는 달러-엔이 구름의 지지를 받고 반등하리라 생각했는데 그럭저럭 맞았다. 솔직히 그 예상은 쉽다. 일목균형표만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다. 달러-엔 차트에서 구름이 너무나도(!) 두텁다. 도무지 범접할 수 없는 두께다. 지지가 막강하니 상승할 수밖에!

달러-원이야 달러-엔의 영향권에 놓여 있다. 요즘에는 더욱더 예민하다. 일단 달러-원도 달러-엔의 덕택에 일목균형표에서 하락세로 기우는 꼴은 피했다. 환율은 구름 바깥으로 밀려났다가 구름 안으로 들어섰고, 그런데다 구름 하단이 지지선으로 작용했다. 하루, 이틀만 지나면 후행스팬도 꾸역꾸역 지지선이 될 참이다. 또한, 예비계산에 의한다면 내리 하락하기만 하던 전환선도 이번 주 금요일부터 다시 상승할 예정이다.

하락세는 슬슬 끝나가고 다시 ‘롱’이 힘을 받을 시기가 가까워진 듯. 그런데 여기서 ‘슬슬’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당장 달러-원이 크게 치솟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이번 주는 월말 네고 물량의 부담을 안아야 한다. 그래도 해외에서 달러가 연일 상승세이니, 달러-엔이 상승으로 버티고 있으니, 그리고 달러-원 차트에서도 조만간 상승의 기운이 엿보이니 이제 달러-원이 또 밀리지는 않겠다.

종합한다면, 이번 주는 월말의 눈치를 보면서 지루한 약보합, 혹은 소폭의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나 점차 바닥을 다지는 분위기가 되리라 예상된다. 단, 전저점 1,070원이 또 무너지면 상승세는 당분간 힘쓰기 어려워진다. 주의할 사.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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