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는 데 따라 1,080원대 중반에서 혼조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연방준비제도(Fed)는 고용 등 경기 상황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등 시장의 기대보다는 덜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보였지만, 금리 인상이 지연될 것이란 인식을 완전히 돌려세우지도 못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달러-엔 환율도 117엔대 중반까지 되밀리는 등 달러 강세의 되돌림 현상도 유지됐다.

하지만, 전일 싱가포르 중앙은행(MAS)의 전격적인 통화완화 조치로 이른바 '환율전쟁'이 격화된 점은 달러화 상승 압력을 지속할 수 있는 요인이다. MAS 조치로 우리나라도 향후 금리 인하 등 환율전쟁에 동참할 것이란 인식이 강화되고 있다.

지난밤 종료된 FOMC 결과에 대해서는 시장의 해석과 평가가 엇갈렸다.

FOMC 성명에서는 금리 인상에 대해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란 표현이 유지됐지만, 고용증가에 대한 평가가 '견조한(solid)'에서 '탄탄한(strong)'으로 바뀌는 등 매파적 요인도 많았다. 저금리 정책을 상징하는 '상당기간' 문구도 완전히 삭제됐다.

성명서 문구는 전반적으로 지난 회의보다 매파적인 스탠스를 나타냈지만, 시장의 반응은 반대로 나타났다.

통화정책에 가장 민감한 미국 국채 금리는 10년물이 1.721%까지 10bp 이상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나타냈다. 양국 금리차에 민감한 달러-엔 환율도 117엔대 중반으로 하락했다.

FOMC 이후에도 금리 인상이 지연될 수 있다는 인식이 유지된 데다, 그리스 새 내각의 채무조정 재협상 관련한 불안감, 국제유가의 추가 하락 등이 위험회피 심리를 강화한 탓을 풀이된다.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45달러선 아래로 떨어졌고, 그리스의 10년 국채 금리는 전일 하루 만에 100bp 이상 폭등했다.

뉴욕 증시도 위험회피 심리를 반영해 하락했다.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95.84포인트(1.13%) 하락한 17,191.3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27.39포인트(1.35%) 떨어진 2,002.16에 끝났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달러화는 올랐다. 달러-원 1개월물은 1,087.5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2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84.50원)보다 1.75원 상승한 셈이다.

달러-엔의 반락에도 달러화는 오히려 상승하는 탈동조화의 조짐도 나타났다. 완화적인 FOMC를 기대했던 포지션의 되돌림과, 싱가포르의 깜짝 조치에 따른 환율전쟁 경계심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날 달러화가 역외 환율 상승을 반영해 오름세로 출발하더라도 상승폭을 키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환율전쟁 경계심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달러-엔은 여전히 환시 참가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준거인 만큼 1,080원대 중후반에서는 고점 인식 숏포지션 구축 시도도 강화될 수 있다.

한편, 이날 국내에서는 지표 발표가 없지만, 일본에서는 12월 소매판매, 1월 무역수지 예비치 등의 지표가 나올 예정이다.(정책금융부 외환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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