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은행은 국내 시스템적 주요은행(D-SIB)에 상위 5개 은행을 지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이들 은행에 부과할 적정 추가자본은 보통주자본 기준으로 위험가중자산의 1% 내외가 적합하다고 제언했다.

한은은 29일 내놓은 '국내D-SIB 규제체계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는 오는 2016년부터 추가자본 납입 등 D-SIB에 대한 규제를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BCBS는 대형은행이 파산할 경우 발생할 연쇄적인 금융시스템 붕괴 등 부정적 외부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글로벌 시스템적 중요 은행(G-SIB)에 대한 규제 체계를 지난 2011년 마련했다.

마찬가지로 각 국가별로도 자국의 주요 은행에 대해 자본금의 추가 적립 등 G-SIB와 유사한 규제를 도입할 것으로 권고하고 있다.

이에따라 우리 금융당국도 올해 중으로 D-SIB 대상은행 및 추가 자본금 수준 등을 결정하고 내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D-SIB에 해당 은행은 위험자산 대비 자본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하는 등 비용부담이 확대된다. 공격적으로 위험자산을 확대하는 행위도 제약을 받을 수 있다.

한은은 이번 연구에서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17개 국내은행을 대상으로 △규모△상호연계성△대체가능성△복잡성△외환부문 의존도 등 5개 부문을 기준으로 시스템적 중요도를 평가했다.

세부적으로는 총자산, 여타금융기관에 대한 자산 및 부채, 지급결제활동, 장외파생상품 규모, 대외외화도매자금조달 등 11부 항목을 평가지표로 선정했다.

한은은 "평가 결과 1위 은행의 시스템적 중요도가 국내 은행 시스템의 약 13%를 차지한 가운데, 상위 5개 은행의 시스템적 중요도가 여타 은행과 비교해 큰 격차를 보였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에따라 "시스템적 중요도 점수 분포, 군집분석 결과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은행 가운데 5개를 D-SIB로 선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제시했다.

시스템적 중요도 상위 5개 은행의 총자산과 총대출, 총예수금이 국내 은행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59%, 60%, 62%에 달했다. 이는 스위스나 스웨덴, 영국 등이 선정한 D-SIB가 자국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유사하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은 다만 "정량적 평가 결과와 함께 기타 질적 정보 및 정책적 고려사항을 감안할 경우 실제 D-SIB 수는 수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D-SIB에 부과할 적정 추가자본의 수준은 보통주자본 기준을 위험가중자산의 1% 내외인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D-SIB가 도산할 경우 금융시스템에 미칠 충격이 기준은행과 같아지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자본 수준을 추정한 결과다. 기준은행은 SIB가 아니면서 도산시 금융시스템적 리스크를 가져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은행을 의미한다.

BSBS는 시스템적 중요도에 따라 1~3.5%의 추가자본 부과를 권고하고 있다.

한은은 "D-SIB간 시스템적 중요도 점수 격차가 크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할 때 추가 자본의 차등적용보다는 호주 등 여타 주요국 사례와 같이 동일한 수준의 추가 자본을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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