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자국통화 절하를 유도하려는 환율전쟁 우려로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 매수가 강화되면서 1,090원대로 급등했다.

2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일보다 9.40원 급등한 1,093.9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일 싱가포르 중앙은행(MAS)의 전격적인 통화완화 정책 도입에 따른 각국 환율전쟁 심화 인식이 이날도 역외 시장참가자들의 달러 매수심리를 자극했다.

우리나라의 금리 인하 기대도 강화되면서 역외가 전일에 이어 이틀 연속 달러 매수에 나서며 달러화의 레벨을 끌어올렸다.

지난밤 종료된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금리 인상에 대한 인내심이란 견지가 유지됐지만, 고용과 경기 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강화됐다.

이에 따라 아시아금융시장에서는 FOMC가 매파적이란 인식이 다소 힘을 얻으면서 주요 아시아통화 대비 달러의 강세 흐름이 전개됐다.

그리스 새 내각의 채무조정 재협상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국내외 증시가 하락세를 나타낸 점도 달러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30일 전망

딜러들은 달러화가 1,090원에서 1,097원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싱가포르 조치 이후 아시아 각국의 환율절하 경쟁에 대한 경계감이 커진 만큼 당분간 달러화의 상승 시도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월말 네고 물량에 대한 기대도 있는 만큼 1,090원 후반대에서는 저항력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A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싱가포르 조치 등으로 금리 인하 기대가 강화하면서 역외들의 매수세가 재차 강화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월말인 만큼 달러화가 추가 급등할 상황은 아니라고 보지만, 매수 우위 국면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B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1,080원대 후반부터 역외의 숏커버성 달러 매수가 강하게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1,090원대 네고 물량이 유입될 수 있는 만큼 고점 매도도 유효해 보인다"고 말했다.

C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본격적인 달러화 상승 베팅이라기보다는 그동안 당국 스무딩 등으로 하단이 지지됐던 데다 싱가포르 이슈도 불거지면서 숏커버가 촉발된 차원"이라며 "당분간 숏커버성 달러 매수가 이어지겠지만, 저항력은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중 동향

달러화는 역외 환율이 소폭 상승한 점을 반영해 전일보다 1.50원 오른 1,086.00원에 출발했다. 달러화는 장초반 고점 인식에 따른 숏플레이 등으로 상승폭을 줄이기도 했지만, 역외 달러 매수세가 강화되면서 빠르게 상승폭을 키웠다.

달러화 1,090원선 위에서는 숏커버성 달러 매수도 강화되면서 달러화는 1,090원대 중반까지 올라 종가를 형성했다.

이날 달러화는 1,085.20원에 저점을 1,094.70원에 고점을 기록했다. 시장평균환율은 1,090.8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93억6천600만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지수는 0.54% 내린 1,951.02에 마감됐다.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2천445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 210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17.62엔에,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30.03원을 나타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273달러에 거래됐다.

원-위안 환율은 전일대비 1.28원 상승한 1위안당 174.80원에 장을 마쳤다. 원-위안은 장중 174.94원에 고점을, 173.30원에 저점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47억6천만위안을 나타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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