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월 마지막 거래일을 맞아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 압박에 시달리며 하락했다.

3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일보다 0.40원 내린 1,093.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미국의 주간 고용지표가 호조를 띠었고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긍정적 경기 평가가 매파적으로 재해석되면서 달러화는 1,100원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달러화는 네고 물량에 막혀 위쪽이 무거운 흐름을 보이다가 장 막판 상승세를 모두 반납했다.

개장가가 워낙 높았던 데다 이날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 매수 강도가 약했던 점도 달러화에 부담이었다.

달러-엔이 일본은행(BOJ)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회의론으로 약세였지만 서울환시에 미친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

◇2일 전망

딜러들은 달러화가 1,085원에서 1,100원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역외 참가자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전날과 같은 역외의 매수세가 나타나지 않으면 1,100원을 단기 고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환율을 9원 넘게 끌어올린 역외의 매수세가 하루 만에 시들해진 것에 대해 역외가 매수 스탠스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왔다.

A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역외에서 지속적인 추격 매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달러화가 단기 고점을 봤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장 분위기를 밤사이 역외가 만들고 있고 역내가 주도하지 않는 모습"이라면서 "역외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환율 레벨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B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1,100원이 막혀서 이제는 전날 뉴욕장에서처럼 역외가 강하게 사지 않을 것 같고 1,100원을 단기 고점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월 한 달을 보면 환율이 시작 지점에서 끝난 셈"이라며 "1월에 피해를 본 세력이 많아서 2월에 조심스럽게 움직일 것으로 보여 환율이 크게 등락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C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네고 물량이 소화되면 달러-엔에 연동이 많이 될 것 같다"면서 "시장에 매수 심리가 아직 사라진 건 아니어서 이날 발표되는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결과가 좋으면 달러화가 1,100원을 돌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역외가 롱 스탠스는 아닌 것 같고 급하게 숏커버를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중 동향

달러화는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이 상승한 점을 반영해 전일보다 6.10원 뛴 1,100.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전날 역외의 달러 매수 움직임에 상승세가 기대됐으나 달러-엔 약세와 네고 물량 출회로 달러화는 점차 밀렸다.

네고 물량 자체는 전날보다 많지 않았으나 역외의 달러 매수가 둔화했고 환율이 지난 2거래일간 14원 넘게 오른 데 따른 되돌림 현상도 나타났다.

이날 달러화는 1,092.50원에 저점을 1,100.00원에 고점을 기록했다. 시장평균환율은 1,095.9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110억1천400만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지수는 0.09% 내린 1,949.26에 마감됐다.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1천32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 125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17.79엔에,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28.28원을 나타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343달러에 거래됐다.

원-위안 환율은 전일 대비 0.15원 하락한 1위안당 174.65원에 장을 마쳤다. 원-위안은 장중 175.65원에 고점을, 174.55원에 저점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35억5천만위안을 나타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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