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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은 연초부터 주가가 치솟았다. 서울올림픽 개최를 앞둔 기대감으로 3달 만에 50%나 치솟는 폭등세를 기록하였으니 말이다. 스스로 조정을 보일 법한 시기였는데도 당국이 규제의 칼을 뽑아든다. ‘4.2 증시안정화 대책’이었다. 주가가 너무 올라 선량한 투자자들이 피해볼 것을 우려한 당국은 기관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강제로 팔게 하였다. 정반대도 있다. 1989년12월. 주가가 900선마저 무너뜨리고 급락하자, 개인투자자들은 참지 못하여객장에서 정부의 대책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정부가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12.12 증시부양대책’을 내놓았다. 또 기관 투자자들을 내세웠다. 이번에는 그들을 압박하여 무제한 주식매수에 나서게 했다. 안타깝게도 당국의 조치는 대부분 실패했다. ‘안정화’에도 불구, 1987년의 주가는 다락같이 높이 뛰었고, ‘부양’이 무색하게 1989년의 주가는 내리 처박혔다. 대체 왜 당국은 그런 조치를 내놓았을까? 시장의 흐름은 언제라도 바꿀 수 있고, 정부가 조치를 취하면 가능하리라 생각하였기 때문일 터. 그리고 저변에는 “정부가 사사건건 보살펴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뿌리 깊은 오해가 자리 잡고 있었다. 옛날 임금님께서 “백성을 어여삐 여겨” 선정을 베풀듯, 정부가 무지몽매한 투자자들을 하나부터 열까지 이끌어가지 않으면 그들이 큰 손해를 볼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투자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자신의 돈을 자신의 힘으로 관리한다. 손해가 날 것 같은 일은 권해도 절대 하지 않으나, 이익이 기대되는 일이라면 말려도 악착같이 달려든다. 이런 형편에 당국이 이래라저래라, 말리고 간섭하고 규제하는 것이야말로 어불성설이다. 며칠 전, 어떤 신문사 기자가 전화를 해왔다. 기사에 인용하려고 하니, 황영기 신임 금투협회장에게 바라는 바를 말하라고 했다. 평소 생각하던 바를 이야기했고, 신문에 실렸다. 하지만 기사의 길이가 제한적인지라, 내 의견이 자세히 다루어질 수는 없었다. 차제에 내 주장을 길게 말한다. 위에서 다 이야기하였다. 간단하다.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라.그들이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하면 자연스럽게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이 내 주장이다. 투자자들은 바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당국이 ‘보살피는, 어여삐 여기는’ 마음으로 이것저것 간섭하고 규제하고 끼어든 탓에 시장이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다. 파생상품은 무조건 위험하다는 관념, 어떻게든 어리석은 투자자들이 위험을 회피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생각부터 치워야한다. 그래야 시장이 산다. 시장을 옭아맨, 얼기설기 엮인 규제를 푸는 일 - 신임금투협회장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이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기술적분석은 시장의 ‘마음’을 읽으려는 시도이다. 물론 기업의 실적이나 경기, 금리 등과 같은 ‘펀더멘털’한 요인도 주가에 반영된다. 당연하다. 하지만 다소 장기적이다. 케인즈의 “장기적으로 본다면 우리는 모두 죽는다”는 말처럼 ‘장기적’이라는 것이 반드시 유용한 것만은 아니다. 따라서 차트를 통하여 단기적인 변화를 읽으려고 노력한다. 시장의 마음이 차트에서는 패턴이 되고, 이동평균선으로 바뀌고, 일목균형표에 반영된다. ‘마음’을 읽으려면차트를 잘 들여다보아야 한다. 지난주 월, 화, 수요일까지는 주가가 올랐다. 특히 수요일에는 시가보다 종가가 꽤 많이 뛰면서 장대양선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다음날인 목요일(1월29일)이 중요하다. 종가 기준으로 주가가 내리기도 하였지만 주목할 변화가 눈에 뜨인다. 바로 시가(1,950.83)와 종가(1,951.02)가 거의 같은 ‘도지(doji)’ 패턴이 만들어진 것이다. 통상 ‘도지’는 지지나 저항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아니나 다를까. 금요일(1월30일)의 지수는 시가보다 종가가 한참 낮은 장대음선이 만들어지고 말았다. 장대양선+도지+장대음선은 단기적인 추세전환을 알리는 전형적인 패턴이다. 주가가 오르다가, 균형을 만들었고, 이후 내리기 시작한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당장 오늘부터 주가 움직임을 예상한다면, 지수는 좀 흘러내리겠다. 그게 확률로도 높고, 순서상으로도 맞다. 다만, 아래로 이런저런 지지선이 버티고 있어 하락폭은 제한적이리라 믿어진다. 일목균형표에 의한다면 주가는 구름을 넘어선 상황. 주가의 발아래로 구름이 1,925~1,940선에 깔려있다. 이들 수준이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런데다 기준선과 전환선은 호전되었고 후행스팬의 지지 또한 예상되는 상황이다. 정리한다면, 이번 주에 지수는 하방압력을 받겠지만 그럭저럭 버티는 정도의 모습이 되겠다.

(달러-원 주간전망)

코스피지수와는 달리 달러-원 차트에서는 시장의 마음을 읽기 다소 어렵다. 지난주는 월말이었음에도 환율이 되레 오르는 모습을 나타내어 우리는 헷갈리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속 시원하게 달러-원이 치솟는 양상도 아니다. 엉거주춤. 애매하다. 해외에서 달러-엔이나 달러 인덱스의 꼴도 마찬가지. 달러 인덱스야 전반적으로는 상승세이지만 지난주만 본다면 쑥쑥 치솟아 고점(95.534)을 벗기기보다는 약간 물러서는 모습이었다. 달러-엔도‘엉거주춤’의 꼴이다. 일목균형표로 말한다면 구름 안에 처박혀서 도무지 나올 기색이 아니다. 118.60~118.70 수준의 구름 상단의 저항이 단단하다. 그렇다고 아래가 허약한 것도 아니니 달러-엔은 맴맴,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달러-원도 비슷하다. 일목균형표 구름 안에 갇혔다. 달러-엔처럼 지독한 횡보는 아닐지라도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은 것은 매한가지. 달러-원 일목균형표의 구름은 1,097~1,100원 선이다. 그게 내내 날씬한 저항선으로 작용하며 환율의 상승을 막아서고 있다. 이런 형편에 이번 주 환율을 전망하기란 쉽지 않으나, 어찌 생각하면 되레 단순할 수도 있다. 구름 상단의 돌파여부에 모든 것이 달려있기 때문. 특히 1,100원은 이중적인 의미를 갖는다. 구름 상단 저항선이지만 다른 의미로는 심리적 저항선이기도 하다. 이걸 넘어선다면 1,110원이나 그 이상도 당연히 가능하겠다. 물론 저항선을 벗기지 못한다면 환율은 재차 지루한 횡보를 거듭할 참. 나는 달러-원이 일단은 1,100원을 깰 공산이 높다는 데 걸고 싶다. 구름이 두터워 아래쪽 지지선이 막강한데다 전환선이 상승세로 바뀌었다는 것이 이유이다. 보조지표들을 쓱 살펴보았는데, 이들이 여전히 ‘매수’를 주장하고 있는 것도 상승세에는 힘이 된다. 달러-엔도 오르지 않았다 뿐이지 내린 것은 아니지 않은가. 월말이 지났으니 네고의 부담도 없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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