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올해 말께 글로벌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수 있다며 경고하고 나섰다. 생각하기도 싫지만 제법 설득력 있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어 귀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OECD는 최근 발표한 자료를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너무 오랫동안 너무 낮은 금리에 취해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과도한 차입에 이은 파생상품 투자 등을 통해 '레버리지 베타'를 추구하고 있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디레버리징 압력에 시달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레버리지 베타'는 저금리로 조달한 자금을 전체 시장수익률에 투자하는 개념으로연 1%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채권에 100의 레버리지로 투자하면 100%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시장은 그동안 글로벌 금융이 위기를 맞으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자율을 인하하고유동성을공급하던그린스펀 풋,버냉키 풋 등에 익숙해져 있다. 이번에도유로존 등의 위기를 빌미로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을 상당기간 자제하는 등 이른바 옐런 풋을 행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OECD는 달러화와 유로화 등이 이번에는 여태까지와 다른 방향으로움직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은 지속적인 성장세를이어가면서 하반기 이후 정상적인 통화정책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고 달러화도 가파른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점쳐졌다. 유로화는 올해 1월 전격적인 양적 완화에 나서면서 상대적인 약세를 이어가 달러화 강세를 더 부추길 것으로 진단됐다.

고점(유로화 하락)까지는 30% 안팎의 달러화 추가 절상이 필요하고 당시 여건과 비교하면 이번에 더 큰 폭으로 절상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OECD의 전망이다. 유로화는 2001년 7월6일 장중 0.8348달러로 고점을 기록했다.







<유로화는 고점까지 아직 30%의 달러 화 절상 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 일봉차트>



달러화 표시 채권의 상대적 수익률이 더 높아지면서 구조화채권,ETF 및 파생상품 등이 환매조건부 시장(repo)에서 유동성이 사라지는 시점에 다시 한 번 가격이 하락하면서 마진 콜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는 무시무시한 경고도 이어졌다.

미 연준의 일부 지도부도 OECD의 우려를 뒷받침하고 나섰다. 연준 지도부 내 매파로 분류되는 제임스 블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시장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에 너무 느긋하다"고 경고했다.

블러드 총재는 최근 한 외신과 대담에서 "비록 인플레가 (여전히) 낮기는 하지만, 제로 금리를뒷받침할 만큼 미약하지는 않다" 며 "시장이 연준에 비해 너무 비둘기 성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시장은 금리가 오는 6월이나 7월에 처음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달러화 강세가 메가톤급으로 몰려오고 있다. 서울 금융시장도 미 연준이 상당기간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이른바 '옐런 풋' 등에너무 의존하지않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정책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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