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5일 삼성전자 잠정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1분기 기업 어닝 시즌이 시작된다.

분위기는 차분하다못해 시큰둥하다.

`서프라이즈'가 예상되는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시장 전체적으로 깜짝 실적 가능성이 높지 않다. 작년 이맘 때 어닝 서프라이즈를 주도했던 차화정의 기저효과까지 감안하면 실적 모멘텀은 좀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제외해도 이익 증가세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3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100 종목의 1분기 매출액은 302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2.1% 늘어나는데 그치겠지만 영업이익은 11.1%, 순이익은 4.6% 증가해 작년 4분기보다는 양호할 것으로 집계됐다.

2분기와 3분기 숫자는 더 괜찮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100 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전분기대비 증가율은 2분기의 경우 2.3%, 9.3%, 9.9%이며 3분기는 1.1%, 13.4%, 11.8%로 예상된다.

박소연 연구원은 "이익 수준 자체, 이익 증가율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는 소리"라며 "시큰둥한 시장 반응과 달리 숫자는 완만한 회복세를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1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은행, IT를 중심으로 실적이 상향 조정돼 1월 말 대비 0.57% 정도 올라가고 있어 실적 둔화 부담은 완화됐다. 삼성전자의 실적 독주도 한 몫 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45조7천억원, 조정 영업이익(매출액-매출원가-판관비) 4조9천억원, 순이익 4조원 등이다. 1분기 코스피100 전체 매출액의 13%, 영업이익의 20.8%, 순이익의 23.3%로, 삼성전자는 이익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다만 전체 실적 수준을 보면 작년 만큼의 실적 모멘텀은 기대하기 어렵다. 차화정이 부진해서다.

작년 2분기 코스피100 기업의 순이익은 26조9천억원,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23조5천억원이었다. 올해 2분기는 19조2천억원, 3분기는 21조6천억원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를 빼면 각각 14조6천억원, 16조4천억원으로 더 참담하다.

박 연구원은 "증시가 진짜 좋아지려면 기대치가 높아진 업종에서 서프라이즈가 나오는 게 아니라 기대치가 낮아질대로 낮아진 섹터에서 서프라이즈가 나와야 한다"며 "1분기 어닝시즌 핵심은 삼성전자 서프라이즈가 아니라 그 주변부, 즉 작년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주도했던 차화정의 실적"이라고 주장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삼성전자로 집중됐던 상승 에너지가 다른 업종들로 분산될 것"이라며 "과거에도 삼성전자 실적 기대가 높았던 시점에는 실적발표가 오히려 단기 차익실현의 빌미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일단 시장 전체적으로는 어닝시즌이 다가올수록 상향 조정이 되는 점은 고무적이다. 문제는 POSCO, 현대제철, LG화학, 동국제강, 호남석유 등 소재 업종과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조선 업종 실적추정치는 3월 들어 전반적으로 하향됐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최근 주가가 강하게 반등하고 있는 자동차 섹터의 이익 추정치는 정체상태다.

ksy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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