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9일(미국 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그리스에 대한 우려가 지속돼 하락했다.

국채가격은 단기급락에 따른 매입세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우려 상존에도 물량압박이 부각돼 하락했다.

엔화는 그리스발 우려 상존과 뉴욕·유럽증시 약세로 미국 달러화와 유로화에 상승했다.

뉴욕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올해 석유 수요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데 힘입어 상승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전날 "(기존) 구제금융은 실패했기 때문에 그리스 정부는 2천40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연장을 요청하지 않겠다"면서 대신 오는 6월까지 정부 재원 조달을 위해 '브리지론 프로그램'을 추구할 것"이라고밝혔다.

이와 관련,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의 예룬 데이셀블룸 의장은 이날 치프라스 총리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경고했다. 유로그룹 재무장관들은 그리스 문제를 논의하고자 오는 11일(수) 회동한다.

야누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이날 유럽의회 연설에서 기존 구제금융이 제시하는 개혁안의 70%를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오전 재무부와 영국중앙은행 등 경제관련 부처 및 관계 기관 대표자들을 총리실로 소집해 '그렉시트' 상황에 대비한 비상대책을 긴급점검했다.

캐머런 총리는 대변인을 통해 그리스 문제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및 위기 확산의 위험이 대두했다며 모든 가능성을 점검해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그리스에 대한 우려가 지속돼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95.08포인트(0.53%) 하락한 17,729.2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대비 8.73포인트(0.42%) 밀린 2,046.74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8.39포인트(0.39%) 떨어진 4,726.01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즉 그렉시트(Grexit)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인상 전망이 상존해 하락세로 출발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뉴욕증시가 전반적으로 유럽의 상황을 따라가고 있다면서 유럽증시가 하락했으며 이날 유가는 뉴욕증시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상승폭을 줄였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지난 1월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Fed의 조기금리 인상 전망 역시 증시에 부정적 재료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뉴욕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올해 석유 수요 전망치를 상향 조정함에 따라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1.17달러(2.3%) 높아진 52.86달러에 마쳤다.

이날 신용평가사 S&P는 유가 급락을 이유로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S&P는 바레인과 카자흐스탄, 베네수엘라의 신용등급도 일제히 강등했다.

지난 주말 중국은 1월 수출이 해외 수요 둔화로 3.3% 감소했고, 수입은 19% 이상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주에는 오는 12일(목) 발표될 지난 1월 소매판매 외에는 시장에 영향을 미칠만한 별다른 지표가 나오지 않을 예정이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시장에 영향을 줄 경제지표 발표가 없는 가운데 단기급락에 따른 매입세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우려 상존에도 물량압박이 부각돼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튤렛프레본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7/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2.4bp 오른 연 1.981%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9/32포인트 떨어졌고, 수익률은 2.7bp 높아진 2.555%를 나타냈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주말보다 2.8bp 상승한 1.509%를 보였다.

지난 주말 국채가격은 1월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인상 전망으로 2013년 중반의 '테이퍼 탠트럼(Taper tantrum)'을 언급 이후 최대 하락폭을 나타냈다.

수익률 단기 급등에 따른 저가 매수세와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우려 상존, 뉴욕증시 약세 등이 개장 초 국채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이날 국채 매수에 적극 나선 세력은 아시아와 유럽의 머니 매니저 및 일부 중앙은행들이라고 전했다.

그는 "미국의 국채수익률이 독일이나 일본의 국채수익률보다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채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번 주에는 시장을 움직일 만한 경제지표가 없는 가운데 오는 12일(목)의 미 1월 소매판매가 국채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그렉시트 우려는 독일과 영국 국채에 대한 안전자산 매입세를 강화했다.

10년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9bp 하락한 0.325%를, 동일 만기 영국 국채수익률도 3.4bp 낮아진 1.615%를 각각 나타냈다.

그렉시트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매입세로 독일 DAX 지수와 프랑스의 CAC 40 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각각 1.69%와 0.85% 떨어졌다.

국채가격은 국채입찰 등에 따른 물량압박 속에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회사채 물량이 대규모로 쏟아질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반락했다.

재무부는 다음날 240억달러 어치의 3년만기 국채입찰을 시작으로, 11일과 12일에는 240억달러 어치의 10년만기와 160억달러 어치의 30년만기 국채를 각각 발행한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그렉시트 우려가 지난 주말에 고조되며 이날 금융시장 전면에 부상했다면서 독일이 현재와 같은 스탠스를 유지한다면 그리스가 얻어낼 만한 것은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경제학자들이 그렉시트 현실화가 시간의 문제라는 견해를 내놓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 외환시장

엔화는 그리스발 우려 상존과 뉴욕·유럽증시 약세로 미국 달러화와 유로화에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8.57엔에 거래돼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18.84엔보다 0.27엔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4.27엔을 기록해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34.53엔보다 0.26엔 떨어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23달러에 움직여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1320달러보다 0.0003달러 상승했다.

지난 주말 달러화는 고용지표 호조로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증폭돼 유로화에 1.5% 이상 올랐고 엔화에는 한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화는 개장 초 단기 이익실현성 매물에도 그렉시트 우려 상존으로 유로화에 낙폭이 극도로 제한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리스 우려와 뉴욕ㆍ유럽증시 약세가 부각됨에 따라 달러-유로의 움직임은 극도로 제한된 가운데 안전통화인 엔화 매입세가 장세를 지배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이날 오전 달러화 약세는 순전히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장세가 연출된 때문이다"면서도 "달러화 조정은 저가 매수세 나설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지난 주말 하루 상승폭으로 1년 반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데다 오는 6월 Fed의 첫 금리인상 전망에 힘이 실린 것도 달러화의 하락을 제한하게 될 것 같다"고 부연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그리스발 우려가 장세를 지배했다면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현실화된다면 금융시장이 상당기간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리스발 우려 속에 러시아-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불안정 고조 속에 중국의 무역수지 실망에 따른 경기 둔화 전망 등이 안전자산인 엔화와 스위스프랑화, 금에 대한 수요를 부추기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올해 석유 수요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데 힘입어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1.17달러(2.3%) 높아진 52.86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사흘 연속 올랐다.

OPEC는 월간 원유시장 보고서를 통해 미국 등의 산유량 감소와 소비 증가를 이유로 올해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OPEC는 올해 전세계 하루 원유 수요가 일년전보다 10만배럴 늘어난 2천920만배럴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종전에는 3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비OPEC 산유국들의 하루 생산량이 42만배럴 줄어들 것 같다고 예측했다.

미국 원유업체들은 유정채굴장비(rigs drilling for oil) 수를 현재 2011년 12월이후 최저 수준인 1천140개로 유지하고 있다. 이는 2014년 10월 정점 때보다 29% 낮은 수준이다. 지난주에도 83개의 채굴장비수를 축소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점차 유가의 추가 하락을 예상하는 거래자들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비OPEC 산유국들의 산유량 감소가 현실화됨에 따라 유가가 바닥을 쳤다는 분위기가 고조됐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채굴장비수 감소가 산유량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여기에 미국 및 전세계 원유 수요 둔화에 따른 재고 증가 전망 등이 유가의 상승을 제한하게 될 것이라면서 최근의 유가 반등은 일시적 반등에 불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유가 하락에도 세계 2위의 에너지 소비국인 중국의 수요가 둔화된 것 역시 유가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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