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가 이번엔 채권시장의 붕괴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1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2013년 노벨 경제학을 수상한 쉴러 교수는 이달 출간 예정인 '역사적 관점에서의 채권시장(The Bond Market in Historical Perspective)'이라는 저서에서 미국의 채권 가격이 과도하게 높은 수준이라며, 결국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쉴러 교수는 2000년 '비이성적 과열'이라는 책을 통해 주식시장의 붕괴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또 2005년에는 부동산 시장의 붕괴 가능성을 경고하는 책을 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쉴러 교수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미국의 채권 금리가 역사적 기준에서 극도로 낮은 수준이라며, "이처럼 낮은 금리의 미 국채 시장이 만약 일종의 버블을 겪는 것이라면 결국엔 앞으로 붕괴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쉴러 교수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채권이 버블 상태에 있다면 지금은 그 단어(버블)가 상기시키는 이미지인 '즐거운 광란'의 상태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쉴러는 버블이 "구두로 전해지는 일종의 열기와 흥분의 사회적 유행"이라고 정의하고, 버블은 점점 더 많은 투자자를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성격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금의 버블은 그처럼 즐겁지만은 않은 상태라고 쉴러는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채권시장이 정말 흥분으로 오르는지 모르겠다. 흥분은 있지만, 그리 낙관적이지 않은 흥분이다"라며 "여기에는 '왜 내가 그렇게 낮은 금리를 받아야 하지?'라는 서운함이 혼재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채권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이 각국 중앙은행들의 채권 매입정책 때문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금리 하락의 배경에는 "중앙은행들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쉴러는 금리 하락은 "투자 기회, 두려움, 문화 등에 대한 문제"라며, 이 때문에 자신에게 지속 가능성을 반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리가 제로 아래로 떨어지거나, 떨어진다 해도 그리 크게 떨어질 수는 없다며 "이러한 '뉴 노멀' 상태가 지속할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따라서 "장기 채권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쉴러는 다만 채권 시장의 붕괴가 임박했다고 보지는 않았다.

그는 CNBC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금리가 1981년 이후 지금까지 30년 이상 추세적으로 아래로 움직여왔다"며 이 때문에 "앞으로 수년 내 중요한 전환점이 다시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전환점이 임박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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