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기업들이 올해 1분기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집중하면서 채권시장의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발행스프레드가 윗쪽으로 더 벌어졌다.

이러한 공급 증가와 함께 실적과 재무에서 여전히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건설사와 해운사까지 민간시가평가 금리 보다 높은 금리를 주고 발행을 늘린 것도 발행스프레드 수준을 높이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4일 연합인포맥스 리그테이블 발행스프레드(화면 8455)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IB)가 인수한 일반 회사채 종목의 발행스프레드를 금액 가중해 산출한 결과 12.36bp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1분기 중 발행된 일반 회사채 금리가 민평금리 보다 12bp 이상 높았다는 뜻이다.

지난해 1분기의 6.09bp, 연간 -1.47bp보다 크게 확대된 것으로 2010년 4분기 22.73bp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반적으로 금리가 높아진 이유는 공급량 증가와 해운ㆍ건설사의 발행량이 늘어난 탓이다. 1분기에 특별히 신용위험이 더 커질만한 시장 환경 요인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1분기에 IB가 인수한 일반 회사채 규모는 17조4천29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조원 이상 늘었다.

은행채를 제외한 회사채(카드채, 캐피탈.할부금융채, 기타금융채, ABS 등 포함) 규모는 28조1천403억원으로 5조원이 증가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발행량이 늘어나는데 해운ㆍ건설사 비중이 커진 것도 스프레드 수준을 높이는데 큰 이유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크레디트 시장에서는 여전히 해운ㆍ건설사에 대한 신용위험을 높게 보고 있는데, 이들 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회사채 만기가 올해 1분기에 집중되면서 발행량이 늘었다.

민평대비 발행금리가 높았던 종목은 두산건설(326bp, 311bp), 동부건설(276bp), 한라건설(266bp), 계룡건설산업(259bp) 등이었다.

한진해운(150bp)과 현대상선(145bp, 120bp), SK해운(71bp) 등 해운사들도 민평대비 스프레드가 컸다.

차환을 위해 회사채를 발행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 조선사들도 민평대비 2~3bp를 더 줘야 했다.

그룹별는 STX(257bp), STX엔진(249bp) 등 STX그룹 계열과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79bp) 등 현대그룹 계열, 두산건설, 두산중공업(31bp) 등 두산그룹 계열이 비싼 대가를 치뤄야 했다.

반면에 신용등급이 오른 아시아나항공(-203bp)과 한화엘엔씨(-201bp), 동부메탈(-200bp) 등은 이자비용을 대폭낮췄다.

최근 신용등급이 잇따라 오른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대부분 민평대비 낮은 수준에서 회사채를 발행해 크레디트시장에서 높아진 위상을 과시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신용위험이 큰 것으로 우려되는 일부 그룹사와 건설사의 스프레드가 금융위기 때 보다는많이 축소됐으나, 여전히 시장의 우려를 덜어내지는 못했다. 특히 건설ㆍ해운ㆍ조선사가 금리 수준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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