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삼성그룹 계열사와 SK증권의 끈끈한 관계는 올해 1분기에 이어졌다.

SK그룹 계열사들은 삼성증권을 찾았고, LG그룹 계열사들은 우리투자증권의 차지였다. 코오롱그룹은 산업은행에 의존했다.

소위 '바터거래'.

계열사 및 주채무 기업 밀어주기로 치부되기도 하지만 대기업 그룹 계열사와 국내 증권사 사이의 끌고 밀어주는 관계는 올해 1분기에도 이어졌다.

5일 연합인포맥스 리그테이블의 그룹사별 인수집중도(화면번호 8476)에 따르면 1분기 발행 규모 1위인 삼성그룹(1조6천500억원)의 회사채를 가장 많이 인수한 곳은 SK증권이었다.

SK증권은 삼성그룹 계열사가 발행한 물량의 무려 46.66%인 7천700억원 어치를 인수했다. SK증권의 '삼성그룹 외사랑'은 계속된 셈이다.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 삼성증권은 SK그룹 계열사 물량을 원없이 받아줬다.

SK그룹 계열사는 1분기에 총 9천3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삼성증권은 이 중 39.78%인 3천700억원 어치를 인수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 최고의 '바터 증권사'라는 비난을 받고 있음에도 양 그룹과 양 증권사의 회사채 거래는 바뀌지 않았다.

롯데그룹과 KB투자증권, STX그룹과 동양증권 등 기업과 증권사 사이의 '궁합 관계'가 계속된 경우도 있었다.

롯데그룹은 1분기에 5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KB투자증권이 40%인 2천억원 어치를 인수해줬다.

동양증권은 STX그룹이 발행한 5천300억원의 회사채 가운데 33.96%인 1천800억원을 인수했다. 회사채 인수뿐 아니라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주관사를 맡는 등 STX그룹과의 끈끈한 관계를 이어갔다.

계열 및 특수관계에 있는 증권사가 물량을 받아주는 사례도 반복됐다.

계열 관계가 완전히 청산됐지만 LG그룹의 발행물량은 여전히 우리증권 차지였다.

LG그룹 계열사가 발행한 1조600억원의 회사채 가운데 우리증권이 받아간 물량은 무려 53.77%인 5천700억원이었다.

범 LG계열의 LS그룹이 발행한 800억원의 회사채는 이트레이드증권(500억원), 우리증권(200억원), LIG투자증권(100억원)이 나눠 가져갔다.

동부증권은 그룹 계열사들이 발행한 900억원의 회사채 중 절반인 450억원을 인수했고, 현대증권은 그룹 물량 중 30.50%를 받아줬다.

채권ㆍ채무관계도 회사채 인수에 영향을 주는 요소였다.

코오롱그룹이 발행한 1천700억원의 회사채 가운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인수한 물량은 64.70%에 달했다.

산업은행은 동국제강그룹 발행 물량의 35.77%를 인수해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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