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신용등급에 비해 더 싸게 자금을 조달한 대기업 집단은 어딜까.

5일 연합인포맥스 리그테이블 발행스프레드(화면 8455)에 따르면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사(금융사 제외)가 동일 등급ㆍ만기의 민간시가평가금리보다 크게 낮은 수준에서 회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프레드는 발행 물량과 만기, 신용등급 조정 가능성, 발행 당시 시장상황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하지만 대체로 현대차 계열사들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후했다고 볼 수 있다.

삼성과 SK, LG계열 등도 대체로 민평대비 낮은 수준에서 자금을 조달했으나 현대차를 따라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대위아(A+)는 민평대비 최대 45bp나 낮게 회사채를 발행했고, 현대다이모스(A)도 38bp나 낮은 수준에서 조달했다. 현대제철(AA)은 최대 31bp, 현대하이스코(AA-)와 현대파워텍(A+)도 각각 최대 21bp의 혜택을 봤다.

심지어 지난해 현대차계열에 편입된 현대건설(AA-)도 민평대비 6bp 낮게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삼성계열사보다도 나은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해외에서 외평채보다 낮은 금리에서 자금을 조달했으나 국내에서는 삼성토탈(AA)이 민평보다 24bp 낮은 대접을 받은 것이 최대치다. 그밖에 제일모직(AA)의 민평대비 스프레드는 -8bp, 호텔신라(AA)가 -2bp, 삼성물산(AA-)이 -1bp 등이다.

오히려 삼성중공업(AA-)은 민평대비 6bp 높게 발행하기도 했다.

LG계열사도 비슷하다.

LG CNS(AA-)와 LG생명과학(A+), LG상사(A+)가 각각 최대 -18bp와 -16bp, -13bp의 민평대비 스프레드를 보였고, LG화학(AA+)과 LG실트론(A+)은 -7bp와 -8bp 수준이었다. LG이노텍(A+)은 민평대비 최대 22bp 더 주고 발행해야 했다.

SK계열의 경우 SK케미칼(A)과 SK가스(AA-), SK브로드밴드(AA-)의 민평대비 스프레드가 각각 -25bp, -18bp, -5bp 였으나 SK에너지(AA+)는 6bp를 더 물어야 했다. 특히 SK해운(A)은 최근 시황 부진을 반영, 민평대비 71bp를 더 지급했다.

다만, IB 일각에서는 현대차계열이 실적 호조를 내세워 지나치게 낮은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국내 IB 관계자는 "등급이 높을수록 민평대비 언더 발행이 어렵고 당시 시장 상황이나 발행 규모 등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현대차가 높은 실적과 달라진 해외 위상을 바탕으로 등급 상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저금리 발행이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시장에서는 너무 낮게 금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현대차 계열에 불만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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