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엔씨소프트가 지난 27일 대주주 넥슨과 큰 충돌 없이 주주총회를 마무리했지만 김택진 대표의 경영방식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반발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넷마블게임즈와의 협업, 윤송이 사장 인사 등 경영권 분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슈 외에도 NC 다이노스 야구단 운영이 주총을 통해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대기업이 아닌 엔씨소프트가 수백억원에 달하는 야구단 운영비를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주총에서는 김 대표가 주주가치 제고보다는 개인의 취향 때문에 야구단 운영을 강행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그렇다면 지난해 엔씨소프트가 야구단 운영을 위해 투입한 돈은 얼마나 될까.

30일 엔씨소프트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엔씨소프트는 광고선전비 명목으로 NC 다이노스에 174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엔씨소프트의 전체 광고선전비 275억원 가운데 63.3%에 해당하는 수치다.

우리나라 프로야구 구단들은 아직까지 자생을 위한 자체적인 수익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모기업이 우회적으로 지원하는 광고선전비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엔씨소프트는 NC 다이노스가 1군에 처음 진입한 첫해인 2013년에도 197억원의 광고선전비를 지원한 바 있다. 한 마디로 해마다 2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야구단에 쏟아붓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프로야구에 참여하고 있는 대기업들과 달리 엔씨소프트는 상대적으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여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이 같은 근거를 내세워 야구단 운영이 엔씨소프트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에는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택진 대표는 이에 대해 "재무적 가치만으로 회사의 주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사회에 기여하는 가치도 함께 평가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NC 다이노스의 선전은 회사 인지도와 이미지 제고를 통해 고객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야구단은 마케팅 수단으로 기대보다 효과가 크다"고 덧붙였다.

엔씨소프트 측에서는 대기업들에 비해 야구단을 합리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실제 NC 다이노스가 모기업으로부터 지원받고 있는 자금은 대기업 구단들과 비교하면 과도한 수준은 아니다.

삼성 라이온즈의 경우 지난해 삼성전자 등 그룹 계열사를 통해 올린 광고 매출이 243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사업수입(53억원), 지급수수료(81억원) 등을 더하면 작년에만 377억원을 그룹 계열사로부터 지원받았다.

모기업이 없는 넥센 히어로즈를 제외하면 다른 구단들도 사정은 삼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

NC 다이노스는 모기업 지원금이 적다 보니 매출(348억원) 면에서는 타 구단에 비해 뒤지고 있지만 지난해 7억4천만원의 영업이익과 6억5천만원의 순이익을 달성하기도 했다. 국내 프로야구단이 영업흑자를 내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야구단의 사회적 기여뿐만 아니라 사업적인 가치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회사에 손해를 끼친다는 인식이 사라질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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