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두고 금융권 안팎에선 자본시장 업무 강화를 내세운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자본시장국에 '당근과 채찍'을 모두 사용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3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자본시장국은 전일 단행된 인사에서 신임 자본시장과장으로 이형주 전 산업금융과장을, 공정시장과장으로 선욱 구조조정팀장을 맞이했다.
오는 5월에는 자본시장국 내 투자금융팀을 신설키로 했다. 투자금융팀은 크라우딩펀드와 코넥스, 성장사다리펀드 등 모험자본 관련 정책을 담당하게 된다.
또한 금융서비스국 소관이던 연금팀은 자본시장국으로 이관됐다. 그간 연금 관련 업무는 보험과와 자산운용과, 연금팀에 분산됐지만, 앞으로는 자본시장국 내 연금팀이 공적ㆍ사적 연금 관련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이로써 자본시장국은 새롭게 배치된 과장급 인사와 더불어 조직개편에 따른 팀장급 인사도 배정받게 됐다. 향후 진행할 1급 및 국장급 추가 인사까지 고려한다면, 자본시장국의 국ㆍ과장급 대다수가 교체될 수 있는 셈이다.
그간 금융위 내부에서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자본시장 업무 강화를 키워드로 내세운 만큼 자본시장국의 적잖은 변화가 예상돼왔다.
임 위원장이 취임 후 첫 현장방문으로 한국거래소를 찾아 모험자본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도 앞으로 금융위의 자본시장 정책 방향을 고스란히 담은 행보가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의 키워드가 자본시장 업무 강화였던 만큼 자본시장국에 힘이 실린 인사로 볼 수 있다"며 "신설되는 팀과 조직의 재배치를 고려했을 때 자본시장국이 담당하는 영역이 더 확실하게 넓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해 1월 국ㆍ과장급 인사 이후 15개월여만에 진행된 큰 폭의 인사"라며 "그간 자본시장국이 워낙 많은 이슈를 담당해온 만큼 앞으로 더 굵직한 성과를 내라는 뜻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선 임 위원장이 밖에서 느꼈던 아쉬움을 드러낸 인사가 아니냐는 해석도 내놨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농협과 우리투자증권의 합병을 이끈 임 위원장이 봤을 때 분명히 자본시장에 아쉬운 정책적 결함이 있었을 것"이라며 "업계에서 느낀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당근과 채찍을 모두 사용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더불어 국ㆍ과장 인사가 최소 2년은 넘게 유지됐으면 하는 게 업계 모두의 바람"이라며 "새로운 체제 안에서의 자본시장국은 좀 더 오래 유지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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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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