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이란 핵협상이 타결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로 추락할 수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동안 서방의 경제제재로 수출이 제한됐던 이란산 원유가 협상 타결 이후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 유가를 다시 한번 급락시키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 상황이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텔레그래프는 하루 약 200만배럴의 초과 공급이 존재하는 국제시장에 조금이라도 의미 있는 수준의 이란산 원유가 나온다면 배럴당 20달러로의 급락은 쉽게 촉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이러면서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이 앞서 한 인터뷰에서 "국제사회의 제재가 해제되면 수개월 안에 원유 수출량이 하루 100만배럴 증가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음을 상기시켰다.

이란과 주요 6개국 외무장관은 협상 마감시한을 하루 앞둔 30일 스위스 로잔에서 전체 회의를 열고 막판 조율에 들어간다.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이란이 그간 생산설비에 투자를 제대로 못 해 생산을 쉽게 증대시키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르네상스캐피털의 찰스 로버트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몇 년째 투자가 적어서 갑자기 시장에 많은 원유를 내놓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2011년 최고 생산량인 440만배럴 이상을 생산한 것은 1978년이 마지막이었다"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하지만 생산을 늘리지 않더라도 700만~3천500만배럴 가량으로 추산되는 비축량을 이란이 곧바로 시장에 풀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로열더치쉘이나 토털 같은 서방 메이저 석유업체들의 대(對) 이란 투자가 재개돼 생산 증대를 이끌 가능성도 있다.

텔레그래프는 이란이 원유 수출을 늘리는 데 있어 주요 걸림돌로는 오는 6월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정례회의를 꼽았다.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 감산 불가 입장을 지키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의 수출 증대를 흔쾌히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CNBC에 따르면 30일 오후 12시48분(한국시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NYME) 시간외거래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 마감가보다 배럴당 77센트(1.58%) 하락한 48.10달러를 나타냈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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