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일중독자로 유명한 주형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스페인어 연설로 화제몰이에 성공하는 등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주차관은 주요 행사에서 열정적으로 참석하는 한편 기조연설에서 숨겨진 스페인어 솜씨를 뽐내며 중남미 국가가 대부분인 회원국의 환호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주차관은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IDB 연차총회'가 끝날 때까지 주요 행사에 참석해 세세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챙겼다.

특히 주차관은 행사 둘째날이었던 27일 한국과 중남미의 주요 14개 연구기관이 참여한 '한·중남미 비즈니스포럼'의 기조연설에서 반전 매력을 뽐냈다.

그는 스페인어로 "Buenos Dias! Mucho gusto. Bienvenidos a la hermosa ciudad de Busan, la segunda ciudad de Corea(안녕하십니까 처음 만나 반갑습니다. 아름다운 한국의 제2의 도시 부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며 IDB에서 근무한 경험담과 중남미 국가들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내용의 환영 인사를 2분여 동안 스페인어로 말했다.

스페인어 사용국가가 대부분인 참석자들은 환호했고 이날 행사는 다른 국제회의보다 훨씬 부드럽게 전환됐다. 이후 주차관은 스페인어 실력이 짧아 영어로 진행하겠다고 말했지만 참석자들은 이미 흡족한 표정으로 다음 연설을 경청했다 .

주 차관은 지난 2005년 한국이 IDB에 가입할 당시 2년 넘게 파견근무를 하면서 모레노 IDB총재와 첫 인연을 맺었다. 근무 당시에도 뛰어난 업무 추진력을 보였고, 특히 모레노 총재의 두터운 신임을 얻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인연으로 IDB총회에서는 주 차관과 모레노 총재가 동행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주 차관은 평소 빈틈없고 치밀한 성격과 불도저같은 추진력을 갖췄지만 후배들에게는 엄격하다는 이중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IDB 총회 활약을 통해 주차관도 반전 매력을 과시하며 이미지 변신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

한편 IDB연차총회에서 우리나라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 정책금융 10억달러를 중남미 지역 인프라건설 등에 지원하고, 인프라 사업 개발에 쓰일 수 있게 IDB와 공동으로 1억달러 차관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는 등 중남미 본격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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