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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기사셰일과 저유가
    <셰일과 저유가-⑦> 러시아 "위기는 순간"… 푸틴 절대지지
    정원 기자  |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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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5.03.31  1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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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스크바=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저스트 모멘트(Just moment)".러시아 경제위기를 묻자 "순간에 불과하다"는 대답이 단번에 나왔다.

    어눌한 영어였지만 러시아인이 표현하려던 뜻은 명확했다.

    모스크바로 향하는 비행기안에서 만난 사업가 페트렌코(37)씨가 한 말은 러시아에 머문 일주일동안 대부분 현지인들이 전하려 했던 의미와 같았다.

    좀처럼 해가 뜨지 않는 한겨울 러시아 날씨속에서도 러시아 국민들은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는 신념을 가진 듯, 경제위기 극복을 자신했다.

    구소련 붕괴 과정과 1998년 외환위기 등을 견뎌낸, 아프지만 고마운 기억이 아직 그들의 뇌리를 채우고 있었다. 현지언론에 도배되지만 믿기 어려웠던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대통령에 대한 80%가 넘는 지지율이 사실일 수도 있다는믿음까지 생길 지경이었다.

    ◇밀값 두배…살인적인 물가 인상

    러시아 경제가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시민들이 가장 고통을 받는 부분은 살인적인 물가였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 제재와 루블화 폭락 등으로 지난 1월 러시아의 인플레이션은 연 15%, 2월은 16.7%에 달했다. 주요 식료품인 밀가격은 두배나 뛰었다.

    서방의 금융제재가 이어지자 러시아가 유럽(EU)산 식료품 수입금지라는 대응조치를 내놓으면서 빚어진 일이다.

     

       
    <그래픽=조현주 디자이너>
     


    사재기도 있었다. 루블화 가치 하락분이 반영되기 전에 자동차와 가전제품, 가구 등의 수입품이 작년 12월 불티나게 팔렸다.

    나탈리아 아킨디노바(Natalia Akindinova) 고등경제학교 개발센터 소장은 "실질소득은 올해 6~10% 감소할 것"이라며 "작년말에는 사재기 등으로 예금액수도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모스크바 아르바트(Arbat) 거리에서 마리아(20)씨는 "물건은 20~30% 올랐는데 월급은 하나도 안 올랐다. 마트에 가면 예전보다 돈을 더 많이 쓴다"며 "심지어 식비까지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주유소에서 만난 아르톤(24)씨도 "작년 12월 여동생이 가격인상 우려로 가전제품을 미리 구매했고, 지인은 자동차를 장만했다"며 "지금 그 차값이 20~30% 올랐다. 어떤 차종은 40% 뛴 것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유럽과 미국 등 서방 미디어가 러시아를 왜곡 보도하고 있다"며 "어떻게 보면 경제 위기는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기록중인 모스크바의 시민들이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다./사진=김대도 기자>
     


    ◇舊소련 붕괴, 98년 외환위기도 버텨냈다

    기자는 취재과정에서 그동안 러시아가 겪어온 경제위기 역사를 아느냐는 반문을 받은 적이 있다. 무수한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경제 8위에 오른 대국(大國)의 자존심이자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지난 1991년 12월25일 소비에트 연방(소련)이 무너지고, 가격자유화 등 시장경제를 지향하면서 찾아온 경제상황은 그야말로 참상에 가까웠다.

    1992년 물가상승률은 연 2천500%, 1993년 800%에 달했다. 보리스 옐친(Boris Yeltsin)이 집권한 시절 누적 물가상승률은 60만%였다.

    물건은 구할 수 없었다. 혹시나 사람들이 길게 늘어선 줄을 운이 좋게 발견할 때면 아무 것도 묻지 말고 줄서는데 동참해야 했다.

    경제는 축소의 연속이었다. 실질 경제성장률은 1992년 마이너스(-) 14.5%, 1993년 -8.7%, 1994년 -12.7%로 뒷 걸음질만 쳤다.

    급기야 1998년 외환위기가 찾아오자 러시아 정부는 모라토리엄(채무지불유예)을 선언했다.

    시민 안드레(40대)씨는 "지난 2008년에는 위기라고 느끼지도 않았지만 1998년 외환위기는 사실 힘이 들었다"며 "나는 아무것도 없었던 소련시절에 태어난 사람이다. 현재는 전혀 걱정을 안 하다"고 말했다.

    러시아 경제는 1999년 이후 고유가를 바탕으로 반전을 꽤하기 시작하는데, 이는 푸틴 대통령의 집권시기와 절묘하게 맞물렸다. 푸틴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뿌리를 내리는 시점이다.

     

       
    <그래픽=조현주 디자이너>
     


    물가상승률은 2000년 20.2%, 2001년 18.6% 등으로 개선됐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Dmitry Medvedev)가 집권하기 전까지 2000년부터 2006년까지 매년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연 평균 6.8%씩 상승했다. 주가도 10배 가까이 뛰었다.

    시민 알렉세이(41)씨는 "최근 경제상황은 90년대처럼 심하지 않다"며 "강인한 리더가 강인한 국가를 만든다. 푸틴의 정책을 100% 지지한다"고 말했다.

    콘스탄틴 시모노프(Konstantin Simonov) 국가에너지 안보기금 제너럴 디렉터는 "90년대 초반과 98년 경제위기에서는 정치적 위기도 같이 왔다"며 "현재는 정치적으로 매우 안정된 상태로 푸틴 지지율이 80%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600루블에 팔리고 있는 푸틴 대통령 티셔츠./사진=김대도 기자>
     



    ddkim@yna.co.kr
    jykim@yna.co.kr
    jw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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