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두산그룹이 올해 1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돼 당장 재무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밥캣(DII)의 채무 재조정(리파이낸싱)을 마무리하고 박용만 신임 회장은 지난 5일 당분간 큰 인수·합병(M&A)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그러나 실적이 뒷받침돼야 두산그룹이 채권시장에서도 우량물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지적이다. 리파이낸싱이 글자 그대로 빚 청산을 의미지 않기 때문.

6일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화면 8031)에 따르면 두산그룹의 큰 축인 두산인프라코어[042670]와 두산중공업[034020]의 지난 분기 실적 예상치는 전년동기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최근 2개월 내 발표된 전망고서(6개사)를 집계한 결과 두산인프라코어의 IFRS 연결기준 지난 분기 매출액은 2조1천773억원, 영업이익은 1천615억원, 당기순이익은 546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보다 7.4%, 영업이익은 32.1%, 당기순이익은 63.3%이나 떨어진 수준이다.

두산중공업도 마찬가지.

8개 증권사가 예상한 1분기 매출액 예상치는 2조1천57억원, 영업이익은 1천215억원, 당기순이익은 1천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각각 전년동기대비 6.3%, 18.4%, 21.4%씩 하락한 수치다.

밥캣 인수의 주역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 부진은 중국시장에서의 고전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내 굴삭기 시장이 침체에 빠진데다 로컬과 해외 메이저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심화됐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해외 발전소 수주 기대는 여전하지만, 원가율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 증권사는 당분간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예상했다.

리파이낸싱에도 성공했고 대형 M&A도 자제하지만 결국 실적이 따라오지 않는 셈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07년 미국 잉거솔랜드사의 소형건설장비 부문인 밥캣을 인수하면서 빌린 돈을 지난해 리파이낸싱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인수 차입금 29억달러 중 22억달러가 아직 남았다.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한 두산건설[011160]의 실적 개선도 관건이다. 시장에서는 두산중공업의 두산건설 추가 지원 가능성이 계속 거론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회사채 시장에도 반영된다.

연합인포맥스 리그테이블 발행스프레드(화면 8455)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A)는 리파이낸싱 호재로 1분기 중 민간시가평가금리보다 7bp 낮은 수준에서 회사채를 발행했으나 두산중공업(A+)은 31bp 높게 지급해야 했다. 두산건설(A-)의 민평대비 스프레드는 최대 326bp나 높았다.

증권사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굴삭기 시장 침체, 두산중공업은 발전부문 수익성 하락과 두산건설 실적이 골칫거리"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추가 리파이낸싱을 위해서라도 실적을 하루빨리 개선해야 회사채 시장에서 제대로 대접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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