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유경 기자 = 한욱 삼성증권 채권인수팀장은 9일 회사채 발행시장 제도 개선에 따라 수요예측이 도입되고, 기업실사(Due Diligence)가 의무화되면서 증권사 간 실력대결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회사채 발행시장 제도 개선은 역사적 사건"이라며 "수수료 녹이기 관행과 인맥에 의존한 영업방식 등은 끝났다"고 진단했다.

기업의 니즈에 맡는 다양한 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 증권사들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증권은 작년 9월 대우인터내셔널이 국내 기업 최초로 발행한 2억달러 규모의 쇼군본드 발행을 주관하는 등 조달처와 조달 방법에 대한 다변화 욕구가 높아진 발행사들의 기대에 부응하며 평판을 높였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3일 발표한 '2012년 1분기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의 채권인수 실적(화면번호 8450번)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은행채를 제외한 채권인수 부문에서 총 2조4천338억원을 인수, 8.64%의 점유율로 작년 연간 실적 4위에서 올해 1분기 1위에 오르는 활약을 보였다.

한 팀장은 "삼성증권은 국내 채권발행과 해외 채권발행을 동시에 다룰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증권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3일 새벽 발행된 10억달러 규모의 삼성전자의 글로벌본드에 43억달러가량 주문이 몰렸는데, 이 중 20%가 아시아에서 들어왔고, 그중에서 60%가 삼성증권 홍콩법인으로 들어왔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번 채권 발행에서 미국시장을 타깃으로 삼았기 때문에 주관사들이 아시아 시장에서 전혀 마케팅을 하지 않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위스퍼링(Whispering)을 통해 대규모 아시아계 자금이 몰린 것이다.

한 팀장은 "홍콩법인 FICC팀이 가장 큰 활약을 했다"며 "신디케이션을 통해 IB와 CM(상품운용), 홍콩법인 간 원활한 소통이 이뤄진 것도 성공의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채 발행시장 제도개선에 따라 중기적으로 해외 자금이 국내 채권 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 팀장은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는 활발한 투자를 하면서 채권 시장에는 발을 들여 놓지 않은 이유가 증권사들이 기업실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채권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해외에서 자금을 직접 조달할 수 있는 발행사들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한 팀장은 "발행사는 물론, 증권사와 투자자, 더 넓게는 국가에도 큰 이득이 될 것"이라며 "삼성증권도 바뀐 회사채 발행시장 제도 정착을 위해 사명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동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 DCM팀은 최근 2~3년간 사업을 강화하고 조직을 정비해왔다. 짧은 시간 내 상당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한 팀장은 현재 기업금융2사업부장(이사)을 맡은 심재만 전 DCM 사업부장(이사)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심 이사가 온갖 고생을 하며 잘 뿌려놓은 씨를 수확하는 셈"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 팀장은 7살 때 산부인과 의사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스와스모어대와 컬럼비아대 국제학 석사를 졸업했다. 이후 제일은행 뉴욕지점, 쌍용증권을 거쳐 베어스턴스 아시아, UBS, JP모간, 메릴린치증권 등을 거쳐 지난 2010년부터 삼성증권에 몸담고 있다.

그는 "삼성증권 DCM팀은 외국계와 국내 증권사 출신이 고루 섞여 있고, 과거 활동영역도 미국, 싱가포르, 홍콩 등 매우 다양하다"며 "다양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갖춘 인재들이 삼성증권을 만나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yk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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