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지난 4일 오전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금융투자인 마라톤 대회 '불스레이스'.

작년에 이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한국거래소의 회원사 수장들은 상당수 불참한 가운데, 특히 올해는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의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거래소가 개최하는 불스레이스에 금투협 회장도 참석한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올해 황 회장은 '개인적 선약' 관계로 대회 불참을 알려왔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금투협 회장의 빈자리를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황 회장이 삼성증권 대표 출신이신데, 금투협 회장으로서 첫 번째 불스레이스에 참석했다면 다른 증권사 대표들도 다 같이 참석하고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황 회장이 자기 색이 강하신 분"이라며 "금투협 회장이 빠지셨으니 증권사 사장들도 굳이 참석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민간 금융투자회사 수장은 정해영 한양증권 대표와 이윤규 LS자산운용 대표뿐이었다.

수장들이 불참한 회사의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불스레이스가 한식과 겹친 탓이 있을 것이란 얘기도 나왔다.

다만, 올해로 9회째를 맞는 불스레이스는 주로 4월 첫째주 토요일에 열린 경우가 많았고, 대부분은 한식과 겹쳤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불스레이스에 참석하는 증권사 사장들의 수가 크게 줄었다"며 "특히 올해는 금투협 회장도 불참해 더욱 분위기가 썰렁해진 느낌"이라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가 지난해 3년 만의 호황을 보였지만, 여전히 냉각된 업계 분위기가 이번 행사에서 감지됐다.

우선, 대회 참석자 수의 감소세가 올해도 이어졌다. 재작년 7천여명에 달했던 참석자는 작년 6천400여명으로 줄었고, 올해는 더욱 감소한 6천200여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증권사들마다 진행된 구조조정 여파가 불스레이스 참석 인원수에도 그대로 투영됐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일례로, 현대증권의 경우 작년대비 참석자 수가 삼분의 일 수준인 330명으로 줄었다. 반대로 구조조정이 없었던 미래에셋증권은 작년보다 100여명 늘어난 460여명이 참가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증권사들의 행사장 내 부스 설치 신청도 저조했다.

부스 1개당 500만원 가량의 비용(기부금)을 내야 하지만 부스 비용에 부담을 느낀 기관이 많았고, 실제 부스를 설치한 증권사들은 이보다 낮은 금액을 지불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부스 설치를 거절했다.

○..올해 행사에는 예년과 달리 상장법인 관계자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생명공학 벤처기업 마크로젠은 행사장 내에 단독 부스에 자리를 잡았다. 마크로젠은 최근 금융당국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술금융의 수혜업체 중 하나다.

이 회사 관계자는 "회사의 주요 거래 상대인 한국거래소의 권유로 참석했다"고 전했다.

최경수 거래소 이사장은 "이번 마라톤 대회는 금융투자업계 이외에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 상장법인도 함께 함으로써 향후 자본시장 참가자들이 다 같이 소통하는 축제의 장으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한 금융투자인들의 열기만큼은 뜨거웠다. 벚꽃이 만개한 한강 시민공원으로 가족 나들이 차 행사에 참석한 이들도 많았다.

한 참석자는 운동화 끈을 동여매며 "날씨도 좋고 한국 금융시장을 이끌어가는 동료들과 함께 달린다 생각하니 신이 난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는 "아이들과 함께 달리기 위해 참석했다"며 "10킬로미터를 아이들과 함께 끝까지 완주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러닝화와 트레이닝 팬츠, 고글까지 갖춰 전문 마라토너를 연상케 하는 참가자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산업증권부 금융증권팀 증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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