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연락처 dollar@kita.net

▲밀림에 사는 사자가 거짓으로 몹쓸 병에 걸렸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그리고는 밀림에 사는 동물들에게 반드시 병문안을 오라는 엄명을 내렸다. 동물들은 마지못해 병문안을 왔는데, 사자는 동굴 안으로 들어오는 동물들을 한 마리씩 차례로 다 잡아먹었다.

그런데 여우는 사자 굴로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사자에게 안부인사만 하는 것이었다. 사자가 물었다. “여우, 너는 왜 동굴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밖에 서 있는 거야?” 여우가 대답했다. “굴 안으로 들어간 동물들의 발자국은 보이는데, 나온 발자국이 보이지 않아서요.”

이솝 우화에 나오는 이야기다. 참으로 영리한 동물이로다! 여우는 다른 동물과는 달랐다. 그들은 사자가 병에 들었다는 헛소문에 속아 경계심 없이 사자 굴로 덜컥 들어섰다가 사자의 먹잇감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여우는 동굴 앞에서 유심히 발자국을 관찰했고, 위험을 감지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여우 역시 다른 동물들과 같은 운명이 되었을 게다.

주식도 같다. 시장에는 기업과 관련해 온갖 소문이 떠돈다. 신제품을 개발했다거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는 소문 혹은 M&A, 유상증자 등에 이르기까지 내용도 다양하다. 주가가 당장에 몇십 배 치솟아야 마땅한 소문도 흔하다. 그런데 소문이 나중에 사실로 판명되는 일도 있지만 그야말로 헛소문에 그치는 경우가 더 많다. 소문만 믿고 덜컥 매수했다가 자칫 ‘사자의 먹잇감’이 될 위험이 크다.

이번 주부터 실적시즌이 시작된다. 삼성전자는 이미 1.4분기 실적 잠정치를 발표하였다. 소문에 솔깃하느니 실적을 따르는 편이 낫다. 그게 아니라면 나처럼 아예 ‘차트’를 믿거나...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지난 월요일, 그전 월요일, 혹은 그전, 전 월요일…. 최근 들어 매주 이 글을 쓰면서 한 번도 시장의 전망에 대하여 긍정적이라고 주장하지 않았다.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 기술적 지표들이 매도신호로 슬슬 돌아서고 있다는 사실, 혹은 확산지수(diffusion index)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하면서 나는 주식시장의 앞날이 ‘단기적으로나마’ 수상하다고 내내 우겨왔다(그 생각은 오늘이라고 하여 바뀌지 않았다).

실제로도 주식시장은 잘 오르지 못하였다. 위로는 2,050선에서 꽉 막혔다. 물론 그렇다고 와르르 무너지지도 않았다. 답답하고도 지루한 횡보세가 내내 이어졌다. 그러다 보니 나처럼 “조심하라”를 주장하는 사람이나 “더 간다. 계속 사라”를 주장하는 사람이나 누가 옳고 그른지 판단하기 애매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무언가 방향이 보여야 결판이 날 터인데, 이건 도대체 위쪽도, 아래쪽도 꽉 막혀서 도무지 움쩍하지 않으니 갑갑할 따름이다.

이번 주는 어떨까? 글쎄다. 내 눈에 보이는 차트에는 상황이 바뀌지 않았다. 코스피지수가 그나마 일목균형표 구름 위에 있다는 사실이 강제론자에게 위안거리가 되겠지만, 뭐 그것뿐이다. 스토캐스틱을 필두로 단기 기술적지표들은 여전히 매도신호를 나타내고 있고 거래량이 부진한 것도 똑같다. ADR같은 확산지수가 신통치 못한 것 역시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현상이다 - 한마디로 말하여 강력한 상승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작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그렇다고후다닥 급락할 가능성도 아직은 낮다. 일목균형표의 구름, 그리고 기준선-전환선 등이 나름 지지선의 역할을 다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주 역시 지루한 나날이 예상된다. 더구나 수요일은 총선으로 휴장이고, 목요일은 옵션 만기일인지라 그 이전에는 불확실성 탓에 큰 변동을 만들어내기 어렵다.

위로는 2,050선이 저항선이고 아래로 2,000선이 지지선이라는 것쯤은 누구나 다 알고 있을 터. 다만, 2,050은 그동안 쉽사리 돌파되지 않았으나 2,000선은 몇 차례 무너진 ‘전력’이 있다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 번 무너진 성벽은 두 번 세 번 연속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볼린저밴드의 폭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사실도 불안하다. 볼린저밴드의 좁은 폭은 종내 지루한 나날이 이어지다가 불현듯 일진광풍이 몰아칠 조짐이기 때문.

내 주장은 똑같다. 방향도 보이지 않고, 위로도 잘 치고 오르지 못하는 이런 상황에서는 조심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 굳이 매수하고 싶다면 방망이를 짧게 잡고 ‘단타’를 노리는 정도?

(달러-원 주간전망)

해외 시장에서 거래되는 환율 차트를 살피면 공통점이 하나 발견된다. 이를테면 달러-엔 차트, 혹은 유로-달러 차트, 그게 아니면 달러 인덱스 차트 - 모두 똑같은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현재의 환율이 구름에 딱 닿으면서 구름이 각각 지지선이나 저항선의 역할을 하는 현상이다.

유로-달러의 경우, 지난주 1.3350의 고점에서 내리 추락하여 1.3050 수준에 이르렀는데, 주 후반 하락세가 주춤거리면서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바로 1.3050 언저리에 구름대 하단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구름대 하단은 유로-달러에서는 지지선이다. 달러 인덱스도 마찬가지. 달러 인덱스는 지난주 78.65의 저점에서 상승하기 시작하여 80.05까지 순식간에 치솟는 모습이었으나 더 치솟지 못하고 80 언저리에서 주춤거렸다.왜냐하면,80 부근에 구름 상단이 버티고 있기 때문. 달러 인덱스는 구름이 지지선으로 작용하고 있다. 달러-엔도 마찬가지이다. 구름이 지지선으로 한몫을 하는 양상이다.

그렇다면 달러-원은 어떨까? 해외 외환시장에서 달러, 유로, 혹은 엔 등이 죄다 구름의 지지 혹은 저항을 받는데 달러-원이라고 다를 리 없다. 예외는 아니다. 달러-원은 1,120원에 버틴 구름 하단의 지지를 받았다. 그리고 아래쪽으로 구름의 지지를 받는다면 달러-원 환율은 의당 상승하겠다. 그게 방향이다.

비단 일목균형표가 아니라 다른 기술적지표들도 마찬가지이다. 달러-원 차트에서는 지표들이 대부분 매수신호를 나타내고 있다. 이를테면 스토캐스틱, MACD 오실레이터, 혹은 DMI, CCI 등과 같은 지표들이 신호를 발생하였다. 각 지표가 내놓는 신호로만 본다면 달러-원 환율은 이번 주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물론 달러-원은 구름 하단의 지지를 받고 있으나, 현재 구름 안에 갇힌 상태이다. 그러니 아래로도 잘 내려가지 못하겠지만 구름 안에서 위로 큰 폭의 상승 또한 예상하기 어렵다. 좁은 박스권의 움직임 - 다시 말해 아래로 1,125원 언저리, 위로는 1,135원 부근에서 오락가락할 전망이다. 앞서 코스피지수의 움직임도 그리 신통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달러-원 역시 드라마틱한 움직임은 기대하기 힘들겠다.

큰 폭의 등락, 혹은 방향성이 나타나려면 무언가 모멘텀이 필요한데, 그게 당장 잘 보이지 않는다. 답답하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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