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최근 주식시장 신조어로 등장한 `은삼차(은행, 삼성전자, 자동차주)랠리'가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주)'과 달리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9일 대신증권은 `은삼차'가 `차화정'과 달리 강한 이익 기대감이 형성돼 있지 않은 데다 랠리를 끌고 갈 수급 주체가 부재하다는 면에서 `은삼차' 랠리는 장기적으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차화정 섹터가 강한 이익 상승 기대감을 형성하고 이를 상회하는 실제치가 나오며 이익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과 달리 은삼차 섹터는 강한 이익 기대감이 형성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차화정' 섹터의 이익 상승에는 금융위기 이후 시행된 수많은 정부 정책들과 경기 회복에 대한 집중적인 노력이 밑바탕에 깔려 있었고, 당시 랠리는 이에 따른 수혜의 결과였다. 그러나 `은삼차'는 대외적인 수혜가 전무한 상황인 데다 내적인 요소만으로 이익을 상승시켜야 하는데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실제로 은삼차 랠리 구간에 반도체 섹터 외에는 이익 전망치가 빠르게 상향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식시장에 지수 상승을 이끌고 갈 강력한 수급 주체가 없다는 점도 `은삼차' 랠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요소라고 이 연구원은 분석했다.

실제로 `차화정' 랠리가 있었을 때는 QE1과 QE2로 생성된 유동성이 외국인 순매수를 통해 국내 주식시장에 유입되는 시기였다.

랠리 초반과 중반에 외국인이 꾸준히 `차화정'을 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한 것이다.

이 연구원은 "이번 은삼차 랠리의 주체는 기관"이라며 "그러나 기관이 강하게 매수하는 구간에 외국인은 자동차는 사고 반도체를 파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의 주요 매수 주체가 엇갈린 모습을 보인다면 랠리는 이어지기 어렵다"며 "만일 기관이 계속 은삼차로 집중 매수해 간다면 랠리가 이어질 수 있겠지만 최근 주식형 펀드의 수급 상황으로 봤을 때 기관 주도 랠리가 이어지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은삼차'의 세 가지 요소가 하나의 콘셉트로 묶이지 않는 것도 랠리 지속 가능성을 희박하게 하는 요소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반도체 섹터의 강한 상승은 이익 모멘텀에 기반을 두지만, 은행과 자동차 섹터는 이익모멘텀이 강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를 다른 차원에서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으로 반도체 다음으로 시장 비중이 큰 은행과 자동차 섹터 비중을 계속 높여가는 과정에서 빚어진 결과가 `은삼차' 랠리"라고 말했다.

그는 "그만큼 은삼차 랠리라는 현상의 본질은 강한 근거가 형성돼 있지 않다"며 "과거 차화정 랠리가 끝나고 가장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인 것이 랠리 기간 소외된 섹터였다는 점과 은삼차 랠리가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은 은삼차 랠리에서 소외된 섹터에 관심을 둬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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