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성규 기자 = 서울에서 외국계은행 지점들이 사라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외국은행의 국내지점은 1967년 7월 21일 체이스맨해턴은행이 서울지점을 개설한 이후 꾸준히 늘어나 한때 1990년대 말 50개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면서 철수와 합병 등을 거치며 2010년말 현재 37개만이 남아 은행업을 영위하고 있다.

▲1990년대 외은지점 왜 급증했나 = 1990년대 들어서 외은지점이 급증한 것은 정부가 진입 규제를 완화했기 때문이다.

1994년 4월 외국은행의 사무소 및 지점 설치 심사요건인 경제적 수요심사(economicneedstest:ENT)제도가 폐지됐고, 1995년 5월에는 외국은행이 국내지점을 설치하기 전에 사무소를 설치해야 했던 `사무소전치주의' 요건이 삭제됐다.

1997년 2월에는 총 자산규모 기준으로 세계 500대 이내 은행만 국내지점을 설치할 수 있다는 규정도 폐지됐다.

여기에 업무범위가 확대된 것도 외은지점 증가에 일조했다.

외은지점은 1980년대 후반 재할인과 대출확대로 업무내용이 확대되면서 국내은행과 동일한 조건에서 영업을 하기 시작했다. 순차적으로 무역어음담보대출(1985년 3월),상업어음재할인(1986년 8월), 결제부족지원자금(1988년 8월) 업무도 포함됐다.

CD발행(1986년 9월)은 물론 불특정금전신탁(1986년 9월)및 금외신탁(1991년 6월)으로 업무내용이 확대되기까지 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관계자는 "외은지점 개설 요건이 완화되고, 국내(로컬)은행 업무를 대부분 취급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1990년대 외은지점 개설이 붐을 이뤘다"고 말했다.







<연도별 외국은행 국내지점 추이 (자료:금감원)>

▲2000년대 들어 외은지점이 들어든 이유 = 2000년 들어 대형은행간 합병에 따른 중복 점포의 폐쇄와 외환위기 이후 지점 철수 등으로 외국은행의 국내지점수는 점차 감소하기 시작했다.

2001년 일본계 은행은 아사히와 미국계은행인 화와이 지점 철수를 시작으로 2002년 플릿내셔널, 2003년 아랍은행, 2006년 내쇼날호주와 캘리포니아유니온, 2009년 리먼브러더스뱅크하우스 서울지점 등이 우리나라를 떠났다. 대부분 영업 부진에 따른 본점 결정에 따른 것이다.

2009년 철수한 리먼브러더스만이 영업인가 취소로 한국에서 사업을 접어야 했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서울지점의 자산을 보전해 국내 투자자를 보호하고 이미 체결된 외환거래(Fx)및 파생상품 계약 이행과 금융시장의 혼란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리먼브러더스 서울지점을 폐쇄한다고 설명했다.

합병도 외은지점 수 감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2001년 모건과 체이스의 합병되면서 제이피모건체이스 지점이 신설됐다.

2002년에는 화련과 대화가 합병해 대화은행으로, 후지와 다이이찌강교가 합병해미즈호코퍼레이트 지점으로 전환됐다.

2004년에는 엥도수에즈와 크레디리요네가 합병해 칼리온 지점으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이밖에 도쿄미쓰비시와 UFJ은 합병, 메릴린치인터내셔널은행 서울지점은 뱅크오브아메리카서울지점에 영업양도 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리나라에 진출한 은행들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과 일본, 유럽국가가 대부분이나 최근 중국은행들의 진출이 확대되고 있다"며 "지점수는 전체적으로 줄었지만, 1990년대 이전 3조원 수준에 머물던 외은지점 자산은 2010년말 기준 250조원대로 증가하면서 국내 금융산업에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s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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