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국내 보험사들의 해외 재보험 출ㆍ수재 거래에서 상당액의 외화가 유출되는 등 재보험 수지 역조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업계에선 국내 재보험사의 담보력 확대 등 해법 모색에 나섰지만, 일각에선 당장의 수지 역조보다 장기적 안목에서 재보험을 운영해야 보험산업의 건전성이 확보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재보험 수지 현황, 자료: 손해보험협회>



10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원수보험사들은 2006~2010회계연도에 해외 출재 거래에서 1조9천395억원의 적자를 냈다.

재보험 출재는 보험사가 기존에 체결한 보험 계약의 위험을 분산시키고자 다른 보험사와 재보험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말한다. 해외 보험사와 재보험 계약을 체결하면 해외 출재 거래가 된다.

같은 기간 해외 보험사의 위험을 재보험 계약을 통해 인수한 해외 수재 거래에선 4천798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해외 출재로 인한 외화유출을 상쇄하기에 크게 부족한 수치다.

업계에선 재보험 수지 역조의 이유로 기업성 보험의 거대화에 따른 위험 분산 필요성, 국내 우선 출재 제도 폐지, 국내 대형 자연재해 부재, 해외 출재를 따라가지 못하는 수재 규모 등을 꼽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도 대형 리스크에 대한 해외 출재로 재보험 수지 역조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2002년 태풍 루사, 2003년 태풍 매미 이후 국내에 대형 자연재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도 수지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재보험 수지 역조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선 국내 보험사 및 재보험사의 담보력 확대와 국내 보유 물건의 보유 극대화, 양질의 해외 물건 인수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입장이다.

일각에선 코리안리에 필적하는 제2 재보험사를 설립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다만, 제2 재보험사 설립은 담보력의 한계로 재보험 수지 역조 개선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2002년 이후 총 4차례에 걸쳐 제2 재보험사 설립 시도가 있었지만 모두 무산됐고, 신설사의 담보력이 2천억~3천억원 규모로 예상돼 재보험 출재가 필요한 대형 물건에 대한 보유율이 1~5% 이내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이런 주장의 근거다.

당장의 수지 역조보다는 장기적 안목에서 재보험 운영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보험산업의 건전성 확보를 위해선 최소 100년에서 250년 주기 손실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근 재보험 수지 역조 원인은 국내에서 대형 자연재해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역대 최대 보험손해를 유발한 태풍 매미도 대재해 모델링 분석에 따르면 15년에서 20년 주기 손해에 불과하다는 게 이런 분석의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출·수재 수지 역조는 양질의 해외 수재 증대 정책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단순히 해외 출재 억제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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