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하나금융지주가 미국 교포은행인 새한뱅콥 인수 무산에 따라 LA한미은행에 다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LA한미은행은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우리금융지주가 최근 한발 물러선 상태다.

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12일 "LA한미은행 인수에 관심이 있으며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지난달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기에 미국 등으로 진출해 영업망을 넓히겠다"며 "(새한뱅콥 외에)다른 교민은행 추가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지난 2월 새한뱅콥 지분 51%를 인수하기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나 협상 과정에서 이견이 커지면서 최근 해지했다.

하나금융은 당초 새한은행의 지주사인 새한뱅콥의 신주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51%를 확보하고 경영에 참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새항뱅콥 인수가 무산되며 하나금융의 관심은 이제 LA한미은행으로 기울게 됐다.

LA한미은행은 1982년 10여명의 재미동포가 투자해 설립한 한국계 금융기관이다. 2004년에는 외환은행의 미국 현지법인인 퍼시픽유니온뱅크(PUB)를 론스타로부터 1천835억원에 사들이며 최대 교포은행으로 성장했다.

하나금융으로서는 외환은행의 미국 전초기지였던 PUB를 사들인 LA한미은행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는 셈이다. LA한미은행을 인수할 경우 론스타가 망가뜨린 외환은행의 미국 지점망을 되살린다는 의미도 있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이 최근 LA한미은행 인수가 어려워졌다고 밝히며 하나금융은 우리금융과의 격돌도 피해갈 수 있게 됐다.

LA한미은행은 우리금융이 2년 전 본계약을 체결했다가 인수하지 못한 바 있다. 우리금융의 미국 현지법인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의 경영평가등급이 미국 금융당국의 인수ㆍ합병(M&A) 기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경영평가등급이 당분간 상향조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LA한미은행 인수 추진을 미루기로 했다.

이팔성 회장은 지난 2일 "미국 현지법인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이 인수할 자격 조건을 아직 획득하지 못했다"며 "미국 LA한미은행 인수가 당분간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진행된 미국 금융당국의 경영평가 결과 여전히 M&A 등급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이 해외 진출에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 진출에 적극적이었던 우리금융이 최근 주춤한 반면 하나금융이 팔을 걷어붙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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