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동조 관련 "美와 상황 달라…합리적 의심 해야"



(워싱턴=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 경제가 평균 3% 중반 성장하면 선방한 것이라며 4대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최 부총리는 18일(현지시간) 동행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부문별로 다르지만 평균 3% 중반 성장하면 선방한 것이다. 우리 잠재력이 그 정도인 것"이라며 "과거와 같은 고도성장기는 영원히 오지 않는다. 불편한 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률을 걱정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인데 그래서 어렵지만 4대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면서 특히 노동시장, 청년실업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나라와 가정에 미래가 없다고 지적했다.

노사정 합의가 불발됐지만 기재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최 부총리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통해 확보된 인건비로 청년을 고용하면 재정에서 도움을 주는 제도를 도입하려고 한다"면서 "일하는 복지에 돈을 쓰는 것은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우리도 올려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미국과 한국의 사정이 다르다고 받아쳤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연내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급격한 자본 유출을 막으려면 한국도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는 "미국 경제는 세계에서 가장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한국은 아니다. (이런 관점에서) 금리를 따라 올리는 데 대한 합리적 의심을 해야 한다"면서 "한국이 금리를 올릴 수도 있지만 당연히 그런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날 워싱턴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꼭 한국의 인상으로 이어져야 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최 부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 쿼터 개혁안과 관련해 신흥국 차원에서 이행을 촉구했다면서 미국이 긍정적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설립되고 나서 미국 의회 쪽에서 경각심을 갖는 분위기 같다"면서 미국 의회 비준 때문에 5년째 답보상태인 IMF 개혁안 처리에 약간의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미주개발은행(IDB) 내 민간 투자법인인 '뉴코(New Co)' 출자금 내 한국 지분율을 확대하기로 했다는 내용도 소개했다.

최 부총리는 "뉴코 내 일부 국가가 증자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어 뉴코 설립 합의를 이끌어 낸 우리가 지분을 상당 부분 확보할 것으로 본다"면서 "지분이 많으면 우리가 중남미 시장에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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