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기자 = 임대주택 전문 건설기업인 부영이 지은 대구와 제주도의 아파트의 입주자들이 입주 예정일이 지났음에도 이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야구 제10구단 창단을 검토할 정도로 재무상태가 우수한 대기업이 상식 밖의 사태를 초래한 것에 대해, 건설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1천세대가 넘는 대구 경산 사동 부영6차 아파트의 입주예정 세대들은 입주 예정일인 21일이 지났지만, 새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입주 예정 세대들은 사전점검일이던 지난 11월10일~11월11일 현장사무실에 입주신청을 했고 이사 전날까지도 사전 통보를 받지 못했던 터라, 이사 당일 갑작스런입주 불가 통보에 상당히 당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이전 거주지에서 짐을 들고 나와 오갈 데 없는 80~90세대 정도가 어쩔 수 없이 도배나 장판도 안 깔린 아파트에 짐을 들여 놓고, 살고 있다.

부영측은 악천후 등으로 준공이 늦어져 입주 지연이 불가피했다며 준공은 1월 초에 가능하다고 입주예정자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부영6차 아파트 입주자 비상대책위원회측은 현재 단지 상태를 봤을 때 회사측에서 말한 1월초도 믿을 수 없다며 입주할 수 없다고 미리 알려주지 않은 부영주택 이중근 회장을 상대로 형사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입주 예정자 중 한 세대주는 "21~22일이 손없는 날이어서 200여 세대가 입주를 예약한 것으로 아는데 황당하다"며 "회사가 입주하지 않은 세대에 숙박비를 준다고 하지만 이런 엄동설한에 아이들을 데리고 모텔을 전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부영측은 입주 지연에 따른 이사 보상비 100만원, 이사짐 보관료 1일 1만원, 1세대당 숙박비 1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안을 내놓은 상태다.

부영의 현장 담당 임원은 "한파 탓에 일부 세대의 공사가 지연됐다"며 "이달말까지 많은 인력을 투입해 완료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부영 본사측은 현재 대답할 상황이 아니라며 대구 영업소 전화번호만 알려줬다.

경산시의 건축과 관계자는 "현재 시공사인 부영과 감리자를 고발한 상태"라며 "입주민들이 최대한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공사를 독려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언제 준공된다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구 경산 부영6차 아파트는 경상북도 사동 148번지에 지하 2층, 지상 18층 21개동 총 1천395세대가 들어서는 임대 아파트 단지다.

부영이 시공 중인 제주 삼화 지구에서도 마찬가지 사태가 벌어졌다.

제주 삼화 단지 아파트를 분양받은 한 입주예정자는 "지난 8일 아파트 사전점검일에도 허허벌판인 상황이었고, 결국 약속했던 21일을 넘어선 현재도 입주를 못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준공 승인이 떨어져야 분양자들이 세금 감면도 받을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가능할지 불안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부영측은 삼화지구 아파트의 경우 21일이었던 입주예정일을 29일로 연기한 상태다.

제주 삼화지구 부영아파트 1차는 제주시 도련2동 548번지에 지하1층 지상 12층 8개동 총 324세대, 2차는 제주시 화북2동 116번지 지하1층 지상12층 10개동 448세대가 들어설 예정이다. 삼화지구는 임대와 일반 분양이 혼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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