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21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그리스 우려가 부각된 가운데 기업들의 엇갈린 실적 발표 속에 혼조세를 보였다.

국채가격은 그리스 문제가 결국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로 개장 초의 상승세를 접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은행에 대한 지원 축소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 등 그렉시트 우려 상존에도 엔화에 상승했다.

반면 달러화에는 방향성 상실 속에 장중 등락을 거듭하다 약보합세를 기록했다.

뉴욕유가는 예멘발 지정학적 불안정에도 공급 과잉 상황에서 현재와 같은 상승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으로 하락했다.

CNBC는 ECB가 그리스의 디폴트에 대비한 비상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매체는 ECB 소식통을 인용해 그리스 은행들이 긴급유동성지원(ELA)에 대해 담보로 제공하는 자산 가치를 상각(haircut)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이후 WSJ는 유로존 고위 관계자 말을 인용해 이달 말까지 그리스 부채 해결을 위한 개혁안 타결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협상이 6월 말까지 연장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채권단과 구제금융 협상을 벌이는 그리스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오는 23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이날 그리스 부채 협상이 타결되려면 수주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셀블룸 의장은 그리스의 현금 보유고가 바닥나고 있고, 협상을 너무 오래 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몇 주 안에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그리스가 최근 채권단과 진행 중인 부채 해결 협상에 대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기업들의 엇갈린 실적 발표 속에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85.34포인트(0.47%) 하락한 17,949.5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일보다 3.11포인트(0.15%) 내린 2,097.2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일보다 19.50포인트(0.39%) 상승한 5,014.10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이날 다우지수와 S&P지수는 상승 출발했지만, 곧 기업 실적 발표가 이어진 데 따라 하락 전환했다. 다만, 나스닥 지수는 바이오주가 강세를 보인 데 힘입어 전일에 이어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대부분 기업의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매출 감소세가 두드러지면서 지수도 하락했다.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는 지난 1분기 순익이 주당 1.58달러를 나타냈다. 매출은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

듀폰은 1분기 주당 순익이 1.34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보다 5센트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매출은 9.4% 감소해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이 기업은 지난 분기 달러 강세로 주당 25센트의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킴벌리-클락은 1분기 주당 순익이 시장 예상치보다 9센트 높은 1.42달러를 나타냈다.

버라이즌의 지난 분기 주당 순이익은 1.02달러를 기록했다.

IBM은 매출이 1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달러 강세에 하드웨어 판매 부진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IBM의 1분기 주당 순이익은 2.91달러로, 시장 예상보다 11센트 높았다. 다만, 매출은 12분기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줄줄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그리스 이슈도 일부 시장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그리스와 글로벌 채권단과의 개혁안 합의가 올해 6월까지 완료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이 시장 불안감을 키웠다.

시카고 옵션 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0.38% 하락한 13.25를 나타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그리스 문제가 결국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부각돼 개장 초의 상승세를 접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튤렛프레본에 따르면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5/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7bp 오른 연 1.908%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3/32포인트 하락했고, 수익률은 2.0bp 상승한 2.583%를 나타냈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3bp 높아진 1.332%를 보였다.

국채가격은 그리스 디폴트 공포가 상존해 개장 초 상승했다. 또 미 국채수익률이 여타 주요국보다 높은 수준을 보임에 따라 유럽과 일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된 것도 국채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오후 들어 그리스 부채 문제가 결국 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되며 국채가격이 낙폭을 확대했다.

독일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2.7bp 상승한 0.105%를, 동일 만기 일본 국채수익률은 0.1bp 낮아진 0.310%를 각각 기록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최근의 경제지표 약화로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보다 늦은 시기에 첫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국채에 대한 저가매수세를 견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이나 일본 대비 높은 수익률을 나타낸 것도 국채가격 상승에 일조했으나 새로운 촉매제가 나오지 않는다면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달 주 거래범위인 1.8-2.01%를 벗어나기 어려울 듯하다"고 내다봤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국채 투자자들 중 90% 정도가 Fed가 올해 안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면서 "금리인상 시그널이 나온다면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대규모 매물이 쏟아져 50bp 가까이 급등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Fed의 통화긴축에 힘을 실어줄 만한 지표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일방향적 포지션을 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의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0.4bp 낮아진 0.520%를 나타냈다.

◇ 외환시장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은행에 대한 지원 축소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 등 그렉시트 우려 상존에도 엔화에 상승했다.

반면 달러화에는 방향성 상실 속에 장중 등락을 거듭하다 약보합세를 기록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737달러를 나타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738달러보다 0.0001달러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8.46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7.97엔보다 0.49엔 올랐다.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9.67엔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9.17엔보다 0.50엔 상승했다.

유로화는 개장 초 ECB가 현금 고갈 위기에 처한 그리스 은행에 대한 지원 축소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으로 달러화와 엔화에 하락했다.

그러나 그렉시트라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어 유로화가 엔화에 반등했고 달러화에도 낙폭을 대폭 축소한 뒤 반등하기도 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부채 협상이 매우 느린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유로그룹은 그리스 상황이 처치 불가능한 수준일 수도 있다는 태도를 보이는 듯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24일(금)로 예정된 유로그룹 회동에서 그리스 부채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작다"면서 "그러나 그리스 디폴트가 몰고 올 파장이 커 그리스가 디폴트로 내몰리지 않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그리스에 대한 부정적 헤드라인이 나왔으나 시장 판도에 변화를 줄 만한 것은 없었다면서 이는 투자자들이 유로화 숏포지션을 축소하는 움직임을 촉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로화가 반등할 때마다 그리스 우려에 편승한 매도세가 상존해 있어 유로화 상승폭이 극도로 제한됐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이들은 유로화가 1.0800달러 위로 상승하면 유로 숏포지션을 취하려는 세력이 급격히 늘어난다면서 미 경제 회복에 대한 확신이 약화되기 시작한 지난 2월 이후 유로화는 1.05-1.10달러의 박스권 움직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달러화는 중국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에 따른 위험거래 분위기가 이어진 데다 미 국채수익률이 상승해 엔화에 강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이날 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보임에 따라 상승폭이 제한됐다.

애널리스트들은 전날과 달리 이날은 위험거래가 그리 강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달러화의 대 엔화 움직임은 오는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이 나온 이후에나 방향성을 나타낼 듯하다고 말했다.

점차 많은 경제학자는 Fed의 첫 번째 금리인상 단행이 늦춰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달 FOMC 회의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예멘발 지정학적 불안정에도 공급 과잉 상황에서 현재와 같은 상승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이날 정규장 마감 뒤 5월물 만기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12달러(2%) 낮아진 55.26달러에 마쳤다.

이날 장 마감 뒤부터 최근월물이 되는 6월물 WTI 가격 역시 전장보다 1.27달러(2.2%) 떨어진 56.61달러에 끝났다.

유가는 올해 후반에 수급이 균형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지난 3월의 최저치보다 30%나 상승했다. 그러나 미국의 산유량이 수개월 후에나 증가세가 멈추거나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이 부각돼 유가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특히 미국의 산유량 감소에도 여타 주요 산유국들이 생산을 빠른 속도로 늘리고 있어 전세계 공급 과잉 현상이 좀처럼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유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이날 정규장 마감 뒤 최근월물이 바뀌는 데다 미국석유협회(API)가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 결과를 내놓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움직임이 강화됐다.

다음날 오전에는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같은 기간의 원유재고 결과를 발표한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EIA의 주간 원유재고 결과가 나온다면서 재고 결과가 나온 뒤 유가가 새로운 방향성을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JP모건은 유가가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단기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이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들의 산유량이 고공행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은행은 브렌트유 평균 가격이 올해와 내년에 59달러와 62달러를 각각 기록할 것이라면서 WTI의 올해와 내년 평균 가격은 52달러와 54달러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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