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월가 대형은행 골드만삭스가 손실을 보면서 처분한 레버리지론을 억만장자 투자자 워런 버핏이 사들여 짭짤한 수익을 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미국시간) 보도했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골드만삭스가 지난해 '볼커룰'에 대비하고 위험자산에 대한 익스포져를 줄이려고 손실을 보면서 수억달러어치의 레버리지론을 매각했다.

문제는 골드만삭스가 처분한 레버리지론 가격이 매각 후 올랐다는 점이다.

그중 한 경우를 보면,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11월 자금난을 겪던 신문 출판사 리 엔터프라이즈에 대한 레버리지론 8천500만달러어치를 매각했다.

작년 초 1달러당 약 80센트에 사들였던 레버리지론을 65센트에 매각하면서 골드만삭스가 입은 손실은 최소 1천300만달러였다.

이를 사들인 것은 버핏의 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자회사 BH파이낸스였다.

레버리지론 매입 후 가치가 82센트까지 올라가면서 BH파이낸스는 꽤 많은 장부상의 이익을 거뒀다.

소식통에 따르면 작년 11월 골드만삭스는 씨티그룹의 한 트레이더로부터 익명의 투자자가 리 엔터프라이즈의 레버리지론에 관심을 보인다는 소식을 전달받았다.

골드만삭스 외에도 다른 채권단이 있었지만, 골드만삭스는 레버리지론을 처분해버렸다.

익명의 투자자가 버핏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때는 올해 3월이었다.

BH파이낸스를 통해 버핏은 최근에도 리 엔터프라이즈의 레버리지론을 매입해온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초부터 론트레이딩 규모를 축소해왔다.

월가 대형은행의 자기자본거래(프랍트레이딩)를 제한하는 볼커룰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한데다 론트레이딩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비관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초부터 신용 거래 사업부를 축소 통합하면서 지난해 10월까지 보유 대출의 절반 정도를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는 리 엔터프라이즈 이외에도 몇몇 론트레이딩에서 손해를 감수하면서 매각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레버리지론 매각으로 입은 손실은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으며, 몇몇 거래에서는 수익이 나기도 했다고 WSJ는 설명했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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