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적 경기순환(PBC, Political Business Cycle)은 선거를 앞두고 상승했다가 선거가 끝나고 나서는 하락하는 경기의 움직임을 일컫는 말이다.

집권세력은 호황을 이뤄 선거에서 승리하려고 선거 이전에는 확장정책을 펼치고, 선거 후에는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긴축정책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 같은 흐름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정치적 경기순환은 윌리엄 노드하우스 예일대 교수의 1975년 연구에서 비롯됐다.

그는 9개 나라의 1947~72년 자료를 토대로, 선거를 앞두고 택한 인위적 총수요 증대정책이 선거 후에는 인플레와 긴축정책이라는 부작용으로 나타난다는 가설을 입증했다.

한국의 과거 대선에서도 정치적 경기순환이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한국조세연구원이 지난 1월 내놓은 '정치적 경기·예산순환 발생사례 분석' 자료를 보면 대통령 직선제가 시행된 1987년 이후의 5차례 대선 가운데 1992년의 14대를 제외한 4차례 선거가 모두 경기 정점 부근에서 치러졌다.

연구원이 실업률, 물가상승률, 실질가처분소득 등 정책 성과 지표들을 역대 대선 시기와 경기변동 전환점, 경제성장률 등과 대조해 보니, 대선 이전에는 실업률이 하락하고 물가도 안정세를 보였지만 직후에는 실업률과 물가가 상승하는 경향이 발견됐다.

선거 승리를 위한 정부의 부양책이 나중에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는 설명이다.

정치적 경기순환은 정치의 계절이 돌아올 때마다 주목받기 마련이다.

한국은 지난 11일 19대 총선을 치렀고, 오는 12월에는 18대 대선이 예정돼 있다.

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이 같은 해에 치러지는 만큼 정치적 경기순환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올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지구촌 곳곳의 경제가 정치적 지각 변동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는 지난 3월 이미 대선을 치렀고, 프랑스는 이달과 6월에 각각 대선과 총선이 예정돼 있다.

유로존 위기의 진앙지 그리스는 5월 총선을 실시한다.

미국은 11월에 대선과 의회 선거를 함께 치른다. (국제경제부 김성진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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