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다사다난했던 신묘년도 이제 일주일밖에 안 남았다. 다사다난은 올해 국제금융시장을 가장 잘 설명하는 키워드(열쇳말)다.

연합인포맥스가 선정한 10대 국제금융시장 뉴스를 보면 올 한해 세계금융시장에 얼마나 많은 대형 이슈가 있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와 미국의 AAA 신용등급 상실은 선진국의 신뢰도를 깎아내렸고, 3월에 발생한 일본 대지진은 엔화대폭등을 불러왔고 2차 환율전쟁으로 이어졌다.

유럽 재정위기의 확산을 막기 위해 세계 6개 중앙은행이 공조했고, 지구촌 곳곳의 나라들은 기준금리를 내렸다. 애플 신화의 창조자 스티브 잡스의 사망과 반 월가 시위의 전 세계 확산도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유로존 신용등급 강등이 이번 주 안으로 결정된다면 올해 10대 뉴스는 다시 써야 할지도 모른다, S&P가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내린다면 전 세계를 뒤흔들 메가톤급 뉴스가 되기 때문이다. S&P의 결정에 모든 금융계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그렇다면 S&P가 일주일 안에 유로존의 신용등급 평정 결과를 발표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별로 높지 않다.

애초 S&P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끝난 지난 9일 이후 '가능한 한 빨리' 신용등급 조정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그러나 우물쭈물 하는 사이 무디스와 피치에게 이슈 선점 효과를 빼앗겼다. 무디스와 피치가 한발 앞서 평가결과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선수(先手)를 빼앗기고 후수(後手)를 두게 된 S&P는 발표 시기를 놓고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연말 금융시장이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뉴욕ㆍ런던 등 금융허브의 딜러들이 휴가를 떠난 시장에 경천동지할 발표를 해봐야 대답없는 메아리에 불과할 뿐이다.

신용등급 발표는 어느덧 타이밍의 예술이 됐다. 올해는 이미 물 건너갔기 때문에 내년 초를 발표시점으로 삼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 나온다. 외신에서도 S&P가 내년에 등급 조정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S&P가 타이밍을 조절하는 것이라면 시장참가자들은 바짝 긴장해야 한다. S&P가 미지근한 발표를 한다면 굳이 내년으로 발표시기를 넘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진년 금융시장은 출발부터 메가톤급 악재를 만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S&P의 경쟁사인 무디스도 내년 1분기에 유럽 국가들의 신용등급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S&P와 무디스의 살풀이가 유럽발 악재를 불러오면 임진년 금융시장은 격동의 쓰나미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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