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기자 = 인천ㆍ경기 일부 지역 아파트의 경매 매각가율이 현재 60% 이하로 관리되는 국내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에 바짝 다가서면서부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향후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심화해 아파트 매각가율이 더 떨어지면 금융기관이 경매로 회수할 수 있는 채권금액 비율이 낮아진다. 반면 경매 물건은 많아지면서 추가적인 주택 가격 하락을 초래하고, 결국 주택대출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13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전국의 아파트 중 매각가율 이 가장 낮은 지역은 인천 77.9%과 경기 80.7%였으며 이들 지역에서도 인천 중구(64.2%), 여주군(64.4%), 파주시(67.4%)는 매각가율이 60%선 아래로 떨어져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60%대 매각가율을 보이는 지역이 극히 일부에 그친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이런 상황이 앞으로 확산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했다.

저축은행의 한 담당자는 "다른 부동산도 아니고 가장 담보가치가 높았던 아파트의 매각가율이 60%로 떨어진 것은 아주 의미가 있다"며 "금융위기 전까지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올랐으므로 이런 적이 이전에는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다행히 아직은 이런 양상이 일부 지역에 그친다"며 "다만 앞으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못한다면 매각가율 하락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금융기관들은 대출 관리를 강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지방과 달리 분양 경기가 침체된 수도권에서 앞으로도 경매 지표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금융위기와 경기 둔화로 소득이 늘지 않으면서 가계의 재무 건전성마저 약해지는 양상이다.

결국 금융기관이 대출의 부실화를 막기 위해 신규 대출은 적용 LTV를 더 낮추거나 기존 대출은 만기시 일부 상환을 조건으로 만기를 연장해주는 등 관리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금융경제팀장은 "LTV는 국내 금융기관이의 재정건전성의 보호막 역할을 해왔는데, 만일 LTV가 하향 조정된다면 부동산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며 "하지만 아직 매각가율이 60%대로 하락한 지역이 극히 적어,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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