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삼성카드가 자사가 보유한 삼성에버랜드 지분 3.64%의 외부 매각이 힘들어지자 에버랜드에 매입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13일 "오는 26일까지 매각해야 하는 에버랜드 보유지분을 이달 초 삼성에버랜드 측에 자사주 형태로 매입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아직 에버랜드로부터 구체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에버랜드 관계자도 "삼성카드가 이달 초 에버랜드 지분 3.64%를 사달라고 요청했다"며 "그 요청에 따라 자사주 매입이 가능한지를 현재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카드는 '금융산업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금산법)'에 따라 오는 26일까지 보유 중인 에버랜드 지분을 5% 이하로 낮춰야 한다. 이에 따라 삼성카드는 작년 12월 KCC에 에버랜드 지분 17%를 매각한 후, 초과 보유지분 3.64%에 대한 매각 작업도 추진한 것이다.

그러나 매각 대상 지분이 경영권과 무관한데다 삼성 측이 여러 차례 에버랜드 상장 계획도 없다고 밝히면서 마땅한 외부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삼성카드가 그동안 에버랜드 잔여지분 매각을 꾸준히 추진했지만, 자금회수 방안이 불투명하면서 관심이 줄어든 투자자들이 상당한 할인율을 요구했다"며 "그러자 삼성카드가 자사주 매입 요청으로 선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에버랜드가 지분을 처분해야 하는 이번 달 26일까지 자사주 매입 절차를 끝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금융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에버랜드가 작년 말 KCC가 인수한 가격(주당 182만원)을 적용하더라도 인수금액이 1천650억원에 달한다"며 "에버랜드가 이 정도 규모의 투자를 3주 안에 마무리할 수 있을지는 확신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만약 삼성카드가 기간 내 매각에 실패하면 금융위원회로부터 강제 매각명령을 받게 된다.

한편, 이날 한국거래소는 삼성카드에 삼성에버랜드 지분 추가 매각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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