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트레이딩 네트워크는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자체적으로 도입을 추진 중인 트레이딩 플랫폼에 임시로 명명된 이름이다.

알라딘(ALADDIN)은 Asset Liability and Debt & Derivative Investment Network의 머리글자를 모아 조합한 것으로 블랙록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를 통해 선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블랙록이 금융기관의 중개 없이 투자자들이 채권을 직접 거래할 수 있게 하는 트레이딩 플랫폼을 올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지난 11일(미국시간) 보도했다.

이 플랫폼은 블랙록의 자회사 '블랙록 솔루션'이 운영하며, 국부펀드와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46곳의 고객사에 회사채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채권 등의 거래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블랙록의 자산운용 사업부도 이 플랫폼을 사용할 계획이다.

블랙록은 서비스 수수료를 월가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책정할 예정이지만, 월가의 사업 영역을 침범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플랫폼 개설은 비용을 절감하고 과거보다 저하된 월가 금융기관들의 유동성 공급 능력을 보완하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회사의 리처드 프레이저 트레이딩 총괄대표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월가의 수익을 빼앗아오자는 게 아니다"면서 "고객들의 비용을 줄여서 고객들에게 되돌려 주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블랙록은 최근 시범 거래를 마치고 올해 연말께 플랫폼을 가동할 예정으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도 승인을 신청했다.

블랙록의 플랫폼 개설은 매년 중개 수수료로만 수십억달러를 월가에 안겨주는 블랙록의 규모 때문에 더욱 월가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3조5천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블랙록이 새로운 플랫폼을 개설하면 채권 중개로 짭짤한 수수료를 챙겨오던 월가 투자은행(IB)들이 수익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정책금융부 오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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