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유경 기자 =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허영만 변호사는 16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M&A 자문을 할 때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종합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허 변호사는 "M&A 대상회사는 물론 인수회사까지 충분한 분석을 하고, 관련 리스크에 대한 보호장치를 갖춰야 균형된 거래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풋옵션 같은 공동투자자에 대한 투자 보장장치나 차입매수(lbo, leveraged buy out)를 활용한 자금조달을 실행할 때도 개별 회사의 상황에 맞춰 법적인 문제를 최소화해야 최적의 거래구조를 도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M&A가 기업 경영활동의 종합예술이라고 불리는 만큼 자문도 여러 측면을 봐야 한다는 말이다.

그는 "이러한 최적의 거래구조를 만들어 내려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논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팀플레이도 강조했다.

이러한 팀플레이가 김앤장의 강점이라는 자랑도 잊지 않았다.

연합인포맥스가 이달 초 발표한 '2012년 1분기 자본시장 리그테이블' 법률자문(화면번호 8460번) 완료기준(Completed) 실적에서 김앤장은 8조6천379억원(17건)의 거래를 자문해 부동의 1위를 지켰다.

김앤장은 작년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경제신문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제3회 '한국 IB대상'에서 지난 2010년에 이어 두 번째로 M&A법률자문 부문 대상을 받으며 '지지 않는 태양'의 저력을 과시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3년부터 김앤장에서 일한 허 번호사는 상장법인과 금융사 M&A 대형 딜을 다수 자문해 국내 1위사인 김앤장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전문 변호사다.

그는 이러한 김앤장과 자신의 실적을 팀플레이 덕이라며 신한금융지주의 조흥은행 인수를 예로 들었다.

당시 신한금융지주는 재무건전성 규제 때문에 부채가 아닌 주식 형태의 자금 조달을 해야 했지만, 투자자들은 부채 형태의 조달을 원했다. 그는 그 때 상환우선주의 자산유동화를 통한 하이브리드 채권 발행이라는 묘안을 제시했다.

이는 김앤장의 자산유동화 팀과 함께 금융당국이 주식을 유동화 자산으로 인정하지 않는 취지 파악에 집중한 결과 나온 해법이었다.

그는 "당국의 취지가 보통주를 금지하는 것이었다"며 "상환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어 발행할 수 있다는 법률적 해석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또 GS리테일이 백화점과 마트사업을 롯데에 매각한 건과 아사히맥주가 해태음료를 LG생활건강에 매각한 건에서는 공정거래팀의 도움을 받아 기업결합 이슈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허 변호사는 과거 푸르덴셜증권의 현투증권 인수를 자문하며 부실화한 투신사 M&A의 첫 모델을 만든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현투증권의 성공적 매각 이후 이를 기본 모델로 하여 한투증권과 대투증권이 잇따라 매각됐다"며 "투신사 M&A의 신호탄을 쏜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후 푸르덴셜증권이 다시 한화증권에 매각되면서 매각 측이 된 푸르덴셜증권을 다시 대리했다.

"푸르덴셜 증권의 현투증권 인수부터 이후 매니지먼트 오퍼레이션 법률 자문과 출구전략까지 전 과정을 지켜봤다. 그간 클린화된 사업을 만들어서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은 큰 의미가 있었다"고 허 변호사는 자부했다.

작년 말에는 KB금융지주의 제일저축은행 인수 건을 대리했다.

그는 "예금보험공사가 자산부채인수방식(P&A)으로 매각하면서 저축은행 자산들을 클린화하고 우발채무도 인수되지 않도록 하는 방식을 택하는 노련함을 보였다"며 "외환위기 이후 예보가 부실기업 매각을 많이 해서 노하우가 쌓인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최근 가장 관심 있게 보는 딜로 우리금융지주 매각을 꼽으며 "시장에서 다소 냉정하게 바라볼 가능성이 커서 이러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도록 매각의 진정성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제시한 매각 원칙 중 공적자금 극대화와 금융산업 발전이라는 원칙이 충돌될 수 있기 때문에 우선적인 가치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일부 원칙은 최소한만 충족하면 된다는 유연성이 없으면 매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생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올해 정치적 이슈가 많다는 점에서도 우리금융지주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yk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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