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이번 주(16일~20일) 서울채권시장은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수세 속에 제한적인 강세 흐름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초 발표되는 올해 경제전망 수정치 등에서 예상보다 빠른 경기 회복세가 확인되더라도 단기간 내 금리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 시장의 흐름은 외국인 선물 매매 동향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스페인 국채금리 급등 등으로 유로존에 대한 우려감이 채권 매수심리를 자극할 것으로 예측된다.

16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한상의 강연을 갖고, 같은 날 대외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한다. 17일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전망이 발표된다.

한국은행은 16일 올해 경제전망 수정치를 발표하고, 17일 '우리나라 기대인플레이션의 특징'이란 보고서를 내놓는다. 19일에는 한은 금융안정보고서가 발간된다.

▲제한적 강세 압력 우위= 국채선물시장에서 매도 관점을 유지하고 있는 국내기관과 매수세로 돌아선 외국인의 힘겨루기 속에 시장의 박스권 장세도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주 4거래일 연속 국채선물을 순매수한 것은 물론 최근 12거래일 가운데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매수 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2거래일 동안 총 4만9천계약에 가까운 국채선물을 사담았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누적 순매수 규모는 약 2만계약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 규모를 고려할 때 이들의 매수 여력은 큰 편이다. 특히 스페인 등 대외불안 확산에 따라 이들의 국채선물 매수세가 강화된다면 숏 세력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지난 주말에는 스페인 부채위기 우려와 중국의 경제 성장률 부진 등으로 미국 10년만기 국채금리가 연 1%대로 재차 떨어졌다. 스페인 재정적자 및 경기침체 우려로 10년물 스페인 국채금리는 심리적으로 중요 레벨인 6.0%를 기록한 데다 5년만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500bp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시장 전문가들은 스페인 불안이 지속된다면 미국 10년만기 국채금리가 1.80%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내놓았다.





<지난 3월 이후 외국인 국채선물 매매와 미국 10년만기 국채금리 변동 추이. 단위:%(좌), 계약(우)>

▲"스페인發 우려에 채권 강세 흐름"= 전문가들도 스페인 등의 대외 불안과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수세 등으로 채권 강세 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전반적인 대외경기 회복 추세 속에 채권 비중축소의 기회라는 진단이 제기되는 반면, 저가매수를 이어가라는 권고도 있었다.

문홍철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국고3년 등 주요 금리가 (전고점 대비) 50% 되돌림 수준에 도달했다"며 "20일선과의 괴리가 커서 외국인의 기술적 국채선물 매수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그는 "금리는 3~4bp가량 추가 반락의 여지가 있다"며 "기술적인 외국인의 선물 매수와 계절적인 자금집행에 따른 금리반락은 전반적으로 채권비중 축소의 기회"라고 설명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은의 낙관적인 경기판단과는 달리 최근 글로벌 경기모멘텀은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약화되는 가운데, 유럽의 재정위기 우려와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며 "특히 스페인의 국채금리 상승세에 주의해야 하며, 이번 주 예정된 스페인의 국채입찰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한 외국인이 이제 막 국채선물 순매수 포지션으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금리하락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며 "따라서 금리하락 되돌림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므로 금리반등 시마다 저가매수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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